영화 '싱글즈'(2003),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2004)에서 연달아 호흡을 맞춘 배우 엄정화는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고인을 떠나보내는 심경을 밝혔다.
엄정화는 고인을 "우리 주혁이. 애교도 많은 주혁이. 술도 못 마시는 주혁이"이자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사람"이며 "썰렁히 웃고 있을 이쁜 너"로 기억했다.
엄정화는 "우리가 가끔 마주쳤을 때 왜 더 반갑게 만나지 못했지. 하지만 늘 나도 그랬어. 모든 순간 더 많이 표현하고 싶고 더 많이 느끼고 싶지만 돌아서면 내 감정이 과잉이었나 추스리는 게 힘들어서 적당히 반가워도 즐거워도 적당히. 왜 그랬을까. 홍반장!!! 홍반장도 그랬구나"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얼마전에 우리 새벽집에서 잠깐 마주쳐 인사 하며 서로 드라마 어렵다고 얘기하며 헤어질때 진짜 한번 안아주고 싶다!!! 그랬어. 그리고 우리 더블류 행사날 이초 정도 인사. 내가 주혁이 에게 드라마 너무너무너무 멋있었어. 주혁아!!! 주혁은 늘 그렇듯이. 아녜요 아녜요. 얼마나 고민하고 노력하는지 아는데…"라고 말했다.
엄정화는 "너의 감각. 너의 선하면서 뚱딴지 같은 어색함을 가리려 한 농담, 몸짓, 다 기억해. 누나가 기억할 거야.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사람. 주혁아, 오늘은 너무 눈물이 난다. 이쁜 옷 사서 너에게 인사 갈게"라며 "오래오래 기억할게 홍반장. 잘 가. 오늘은 이 말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잘 가. 하나님 곁에 꼭 함께"라고 글을 맺었다.
같은 작품에 출연한 김종수 역시 인스타그램에 흰 국화꽃 사진을 올려 추모의 뜻을 전했다.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는 고인을 애도하는 손석희 앵커의 JTBC '앵커브리핑'을 링크한 바 있다.
SBS '라이벌'(2002)에 함께 출연한 배우 김재원은 인스타그램에 고인과 같이 찍힌 사진 한 장을 게재한 후 "그리움"이라고 썼다.
영화 '비밀은 없다'(2015)의 이경미 감독은 "당신은 정말 훌륭한 배우였고 참 귀한 인품을 가진 사람이었어요. 미안해요. 그리고 저와 함께 작업해 줘서 진심으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라는 트윗을 남겼다.
영화 '커플즈'(2011)의 정용기 감독 또한 그의 죽음이 알려진 지난달 30일 트위터에 "꼭 다시 한 번 같이 일하고 싶었던 배우가 먼저 우리 곁을 떠났다. 내가 기억하는 그는 진정한 배우였고 품격있는 신사였다. 부디 하늘 나라에서 편히 쉬기를…"이라고 적었다.
1972년생인 故 김주혁은 지난 1998년 SBS 공채 탤런트 8기로 연예계에 입문했고,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20년 동안 꾸준히 활동해 왔다. 지난달 27일에는 제1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영화 '공조'(2017)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영화로 받는 첫 상이었다.
지난달 30일 오후 4시 30분, 김주혁의 차량은 앞서 가던 승용차를 추돌했고 그 직후 아파트 앞으로 전도돼 크게 파손됐다. 그는 건국대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이날 오후 6시 30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인은 오늘(2일) 오전 11시 비공개로 진행되며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로리에 위치한 가족 납골묘에 묻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