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여권 이사 5인(김경환·유기철·이완기·이진순·최강욱)은 1일 오전 방문진 사무국에 'MBC 김장겸 사장 해임 결의의 건'을 제출했다.
이들은 "MBC는 최근 10여 년간 특정 정파에 치우쳐 다양한 담론을 반영해야 할 공영방송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헌법적 가치인 민주적 기본질서에도 역행한 셈"이라며 "MBC는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면서 '만나면 좋은 친구, MBC'에서 '없어도 좋은 친구, MBC'로 전락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는 지난 정권의 '방송장악 플랜'을 충실히 수행한 하수인들에게 방송사로서 지켜왔던 공정성과 자율성이 참혹하게 침탈된 결과"라며 그 중심에 김 사장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김 사장의 해임 사유로 7가지를 들었다. △방송법과 MBC 방송강령 위반, 헌법에 보장된 사상과 언론의 자유 무시,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 훼손 △MBC를 정권의 나팔수로 만듦 △부당전보·부당징계 등 부당노동행위 반복 △반민주적·분열주의적 리더십으로 MBC 경쟁력 소진 △정권 가이드라인에 충실 △공영방송 사장답지 못한 언행으로 MBC 신뢰 하락 △파업 장기화 방치 등이다.
이들은 "9월 초부터 공정방송을 위한 총파업으로 MBC가 마비상태에 이르렀음에도 김 사장은 여전히 오불관언(나는 그 일에 상관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5인의 방문진 이사는 MBC를 조속히 정상화하고, 실추된 명예와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김장겸 사장 해임 결의의 건'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에게는 보다 자세한 내용이 담긴 해임사유서를 보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또한 여권 이사들은 지난달 23일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안'을 제출한 상태다. 당초 3인(유기철·이완기·최강욱) 명의로 올라갔던 안에는, 지난달 26일 뽑힌 새 보궐이사 김경환·이진순 이사의 이름도 추가됐다.
방문진은 내일(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안을 논의한다. 김 사장에게 소명의 기회를 주기 위해 '미리 제출'한 것이기에, 김 사장 해임안은 이후 회의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MBC본부는 회의 개최에 앞서 오후 1시 30분부터 집회를 연다.
한편, 소수이사가 된 현 야권 이사 가운데 3인(권혁철·김광동·이인철)은 내달 11일까지 5일 간 태국에서 열리는 '2017 한-태국 국제방송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7일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