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것은 물론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필요할 때마다 제 주머니돈처럼 쓴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1일 "지난해 초 청와대에서 여론조사업체에 의뢰해 경선 등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여러 차례 실시했다"며 "그런데 여론조사 업체에 비용 지급이 안 돼 청와대 관계자가 국정원에 요구해 5억원의 현금을 받아 밀린 대금을 지급한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당시 국정원에 돈 상납을 요구한 과정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연루된 정황을 포착한 상태다.
검찰이 전날 이 전 비서관의 자택과 해당 여론조사 업체 한 곳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런 혐의가 영장에 포함됐다.
국정원이 청와대에 건넨 현금 5억원 역시 특수활동비였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안봉근 전 비서관을 포함해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이들이 매달 1억원씩 정기적으로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전달받은 것과 별개로 국정원 돈을 끌어다 쓴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청와대 여론조사와 분석 업무 작업은 정무수석실이 실무를 주도했고, 지난해 총선 시기 정무수석은 현기환 전 수석이었다.
여론조사결과는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됐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경선과 총선 과정에서 과반 의석 확보 가능성을 청와대가 사전 점검하는 등 집권후반기 국정동력 확보에 노심초사했을 정황이 엿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여론조사를 하기 힘들지 않았겠냐"며 청와대 자체 예산을 쓰지 못하고 국정원 자금을 끌어올 수밖에 없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