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고객들로부터 종전 요금을 초과한 요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됐다. 이를 위반할 경우 위반 행위 1일 당 1000만원을 제주도에 지급해야 한다.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민사부는 제주도의 제주항공 항공료 인상 금지 가처분 신청 소송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제주도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고 1일 밝혔다.
양측의 소송전은 지난 3월 제주항공이 항공료를 최대 7200원으로 인상한다고 제주도에 일방적으로 통보, 강행하면서 시작됐다.
제주항공이 요금을 올릴 경우 제주도와 맺은 협약서에 따라 제주도와의 사전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이 과정은 철저히 무시됐고, 제주도는 소송을 냈다.
실제로 지난 2005년 제주도와 제주항공이 체결한 '제주에어 사업추진 및 운영에 관한 협약'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항공요금과 노선 변경 등을 할 때에는 도와 협의 후 시행하도록 돼있다.
양측의 협의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제주도가 지정하는 공신력 있는 기관 또는 업체 등의 중재(조정) 결정에 따른다’고도 명시돼 있다.
제주도는 협약 근거와 함께 사드 보복 등으로 제주 관광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항공료 인상을 연기해 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지난 7월 패소했다.
1심 재판부는 "기업 경영의 자율성 측면에서 채무자(제주항공)가 경영상 판단에 따라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는 점, 제주도민이나 관광객이 실제로는 다양한 할인요금을 적용받고 있고, 얼마든지 다른 항공사를 이용할 수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제주항공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항고심 재판부는 "제주항공의 요금인상으로 제주도민의 편익증진, 관광산업의 활성화라는 채권자의 공익적 목적이 훼손되는 손해가 발생하고, 채무자의 항공편을 이용하는 제주도민, 관광객도 회복하기 어려운 직접적인 손해를 입게 된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또 "요금인상 협의가 결렬되는 경우 제3의 기관의 중재결정에 따라 요금을 인상한다는 내용의 협약에 따라 중재결정 전까지 채무자는 요금을 인상하지 않아야 하고, 채권자(제주도)는 그 의무 이행을 구할 권리가 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제주항공의 일방적인 요금 인상으로 소송전이 계속되면서 출범 때부터 지분 출자로 끈끈하게 맺어왔던 제주도와의 파트너십은 갈수록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사드보복으로 제주경제의 한 축인 관광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제주항공이 요금 인상을 강행하면서 제주사회에서 ‘동반자’라는 인식은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