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1일 발간한 'KDI 정책포럼 267호'에 실린 '근로시간 단축이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주 40시간 근무제가 10인 이상 제조업 사업체의 노동생산성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종사자 1인당 연간 실질 부가가치 산출을 약 1.5% 향상시켰다.
KDI는 2000~2012년 중 존속한 10인 이상 제조업 사업체 1만 1692곳을 대상으로 각 연도마다 주 40시간 근무제 적용 대상이 된 사업체와 그렇지 않은 사업체를 비교해 노동생산성의 차이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이와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KDI는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노동생산성 향상 효과는 별도 추가 분석에서도 일관되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사업체 규모에 오차가 존재할 가능성을 고려해 사업체 규모 경계치(20, 50, 100, 300인) 근방 ±10%에 해당하는 관측치를 제거한 경우에도 노동생산성이 1.6% 올랐다.
또 주 40시간 근무제 시행 시점이 2010년 10월 따로 결정됐던 20인 미만 사업체를 제외한 경우에도 1.9%의 노동생산성 증대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 이전에 이미 평균 정규노동시간이 40시간 미만이어서 노동시간 단축 효과를 받을 가능성이 낮은 업종에서는 생산성 증대 효과가 관찰되지 않은 반면, 평균 정규노동시간이 40시간을 넘겨 주 40시간 근무제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은 업종에서는 노동생산성이 2.1%나 올랐다.
이처럼 주 40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이후 노동생산성이 일관되게 오른 이유는 그만큼 효율적으로 일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KDI가 1인당 자본장비율과 총요소생산성을 각각 추가 분석한 결과 전자는 별다른 영향이 없던 반면 후자는 은 약 1.8% 향상된 점으로 미루어보면 생산활동 효율성이 올랐기 때문에 노동생산성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KDI는 "근로시간 단축 정책은 비효율적 연장근로를 유도하는 제도 및 경제적 유인체계를 식별하고 바로잡는 방향으로 추진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노동시간 및 연장노동 임금 할증에 대한 법적 불명확성을 정비하고, 비효율적으로 오래 일하는 대신 효율적으로 짧게 일할 때 보상하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