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위안부 기록물 등재 보류는 일본 정부의 폭력적 외교 때문"

"일본정부의 로비에 유네스코가 변질돼…한국정부는 수수방관"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보류돼자, 이를 추진해왔던 시민단체가 일본 정부와 유네스코를 강하게 비판했다.

8개국 14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공동등재를 위한 국제연대위원회는 3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동북아역사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결정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국제연대위원회는 "일본이 관련 기록물의 등재를 막기 위해 폭력적 행위를 해왔다"고 비판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일본은 유네스코에 분담금을 내지 않거나 탈퇴하겠다는 협박을 해 왔으며, 지속적인 로비를 통해 위안부 기록물이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을 방해해 왔다.

실제로 일본은 지난 202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결정문에 "세계기록유산사업과 관련 유네스코 사무총장, 국제자문위원, 관련 당사자 모두 정치적 긴장을 회피하고 대화, 상호이해 및 존중의 원칙을 준수하도록 촉구한다"는 문구가 포함되게 해 이것이 이번 등재 보류 결정의 빌미가 됐다는 지적이다.


국제연대위원회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역시 본래의 목적을 잃고 정치화 됐다며 강하게 규탄했다.

앞서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회의(IAC)는 '당사자 간 대화'가 필요하다며 국제연대위원회가 등재 신청한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록물의 등재 보류를 권고했다.

국제연대위원회는 "향후 세계기록유산 관련 규정에 '당사자간 대화 조항'이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르면 식민지 피해 관련 기록물은 종주국, 피해자들은 가해자와 대화를 해야한다는 것"이라며 "소실가능성이 있는 기록물을 보존한다는 매우 기초적인 이념까지 내팽겨치는 것"이라 비판했다.

우리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공동등재를 위한 한국위원회 김선실 대표는 "박근혜정부가 졸속합의 이후 예산을 끊으면서 로비나 홍보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사무국도 어려움을 겪었다"며 "(위원회가) 이와는 대조적으로 치밀하게 로비활동을 벌였던 일본정부의 손을 들어줬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성토했다.

하지만, 국제연대위원회는 등재 실패에 굴하지 않고 지속적인 활동을 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국제연대위원회 관계자는 "유네스코 등재가 보류됐지만 등재를 위해 유네스코와 지속적으로 대화하는 등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 또한 노력과 지원을 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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