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국적' 해외입양아 2만6천명…"한국으로 강제추방도"

기동민 "현지 국가 국적취득에 무신경한 탓…정부 대책 시급"

해외에 입양됐으나 현지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입양인이 2만6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3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기동민(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국적취득 미승인 입양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 8월 말 현재 국적취득이 확인 안 된 입양아는 총 2만5천996명이다.

이중 미국 입양아가 1만8천603명, 미국 외 국가 입양아가 7천393명이었다.

조사대상은 2012년 8월 입양특례법 개정 전 국외로 입양된 16만5천305명이었다.

기 의원은 "해외 입양인들이 무국적 상태가 된 것은 과거 우리나라가 해외입양을 보낼 때 아동의 우리 국적 박탈만 신경 썼을 뿐 입양 국가의 국적 취득 문제는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복지부 등에 따르면 미국 입양의 경우 아동은 IR-3 또는, IR-4 비자로 출국해왔다.
IR-3 비자의 경우 양부모가 입양아의 출생국가로 와서 입양 절차를 완료하는 경우 주어지며 미국 시민권도 자동 발급된다.


IR-4 비자는 양부모가 입양 전 입양아를 만나지 않고 입양기관이 대신 절차를 밟을 때 발급되는데 양부모가 18세 이전에 입양 절차를 완료해야 시민권이 나온다.

하지만 IR-4로 나간 후 입양이 완료되지 않았던 사례가 많았다.

미국 입양 아동은 2013년 입양특례법이 적용되기 전에는 모두 IR-4 비자로 출국했고, 그 이후에는 IR-3로 출국했다.

지난 6월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필립 클레이(한국 이름 김상필)씨는 8살이던 1983년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가정에 입양됐으나 부모가 시민권을 신청하지 않아 불법 체류자 신세가 됐으며, 2012년 모국인 한국으로 추방됐다.

기 의원은 "입양된 아이들이 국적도 없이 미아가 돼서 추방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적극적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며 "복지부를 비롯한 외교부, 법무부 등 정부 당국은 실효적이고 신속한 조치를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 11대 경제대국인데도 여전히 아이들을 해외로 보내고 있고, 입양기관들은 입양 대가로 수억원에서 십수억원의 후원금을 받고 있다"며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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