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록 사운드에 시김새·방울목 소리
- "국악계 이단아, 재밌으니까 하죠"
- 국악 대중화? 강요로 되는 것 아냐
- 내년 해외투어 예정…"같이 놀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희문 (민요록밴드 '씽씽')
◆ 이희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목소리부터 굉장히 신선하십니다.
◆ 이희문> 아, 그런가요. (웃음)
◇ 김현정> 씽씽 소개부터 좀 직접 해 주세요.
◆ 이희문> 앞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 민요 록밴드라고 별명이 붙었는데 싱어들은 전통음악 중에서도 민요. 경기민요, 서도민요. 저 같은 경우는 경기민요를 이수한 사람이고요.
◇ 김현정> 경기민요 이수자도 맴버에 있고. 이것만 들어도 여러분 이 밴드 희한하다, 특이하다 이런 생각이 드실 거예요. 앞서 들은 노래도 그랬습니다.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제목이 뭡니까?
◆ 이희문> 사시랭이소리라고 강원도 태백지방의 민요예요.
◇ 김현정> 아까 언뜻 들었는데 ‘에헤’ 이런 바이브레이션이 그냥 넣는 것처럼 들으셨을 수도 있겠지만 경기민요 이수자가 제대로 차지게 넣으신 거예요.
◆ 이희문> 네. 저희들은 시김새라고 하죠. 이런 걸. 경기민요에서는 방울목이라고 해서 목에 방울이 들어간 것 같이 뭔가 데굴데굴 굴러가는 그런 목소리를 말하기도 하고요.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새로운 장르가 탄생했는데 그게 우리나라에서 먼저 알려진 게 아니라 지난 9월 미국의 공영 라디오 방송 NPR 프로그램 중에 굉장히 유명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라고.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분들이 아세요.
◆ 이희문> 저희 싱어들은 사실 몰랐어요. 그 프로가 뭔지도 잘 몰랐고 미국 투어 일정 중에 투어가 너무 매일같이 있어서 너무 힘들었거든요, 사실은. 그날도 일어나서 워싱턴까지 가서 녹화를 했는데 거기 프로듀서분이 너무 좋아하시는 거예요, 저희를 보자마자.
◆ 이희문> 어메이징이죠. (웃음)
◇ 김현정> 어메이징? 어메이징. 정말 놀랍다. 신선했을 거예요, 맞아요.
◆ 이희문> 그러니까 프로듀서분은 그 해 초에 뉴욕에서 열리는 가장 큰 아트마켓이 있어요. 거기서 많은 프로듀서분들이 본 거죠, 저희를.
◇ 김현정> 그렇게 하면서, 이야 저기 숨겨져 있는 보물이 있다 해서 NPR의 그 유명한 프로그램까지 출연을 하게 되고 그게 계기가 돼서 더 해외에서는 유명해진 이런 그룹입니다. 국내보다 지금 사실 해외에서 더 입소문을 타고 있는데요. 저는 국악계 반응이 어땠을지 궁금해요. 이희문 씨가 국악에서 시작을 안 한 분이면 모르겠는데 전통 경기민요 이수자이던 사람이 갑자기 신선한 사운드를 가지고 밴드를 한다? 뭐라고들 안 하세요, 어르신들이?
◆ 이희문> 저희 이단아로 통하고요. (웃음)
◆ 이희문> 뭐 할 말이 있어요. ‘너 왜 이러는 거야.’ 그러면.
◇ 김현정> 뭐라고 답하세요? 너 왜 이러는 거야 하면 뭐라고 답하세요?
◆ 이희문> 하고 싶어서요.
◇ 김현정> 하고 싶어서. (웃음) 이게 정답. 아니, 하고 싶어서 한다는데 뭐 어쩔 거예요.
◆ 이희문> 재미있어서요. (웃음) 재미있게 살고 싶어서요 이렇게 말씀 드리죠.
◇ 김현정> 정답이네요, 정답이네요. 재미있게 즐기고 싶어서 민요를 하던 사람이 록을 만나서 민요록을 하는데 이 재미있게 본인이 재미있게 하는데 관객들이 동화되지 않을 리가 없죠. 관객들도 즐거워하고. 결국은 사실은 명절 때만 듣는 게 민요였는데 말이죠. 씽씽을 통해서 민요에 우리 신세대들도. 10대들도 20대들도 가까워질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거든요, 분명히.
◆ 이희문> 네. 제가 씽씽을 하면서 그걸 굉장히 많이 느꼈어요. 그러니까 젊은 분들 같은 경우는 이렇게 인터넷으로 다 찾아서 공연현장에서 스마트폰을 보면서 같이 따라 부르시는 걸 보고 저 깜짝 놀랐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 이희문> 우리가 일부러 이걸 친절하게 어떤 노래다, 어떤 이런 가사다 이런 것 가르쳐주지 않거든요.
◇ 김현정> 않았는데도, 않았는데도.
◆ 이희문> 그랬는데도 본인들이 다 찾아서 듣는 걸 보니까 ‘그래, 이게 맞는 거지. 좋으면 따라오는 건데.’ 저는 사실은 국악의 대중화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이었었어요. 그것이 외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저는 계속 체감하고 있었거든요. 왜냐하면 전통 음악하는 공연장에 가보면 알아서 먼저 ‘좋으시죠, 여러분? 좋으시죠.’ 이렇게 앞에 붙이니까.
◇ 김현정> 맞아요.
◆ 이희문> 좋으시죠 물어보는데 나쁘다고 얘기할 사람 없잖아요, 거기서?
◇ 김현정> 없죠. (웃음)
◆ 이희문> 그래서 '저도 좋으시죠?' 이렇게 했다가 몇 번 혼났잖아요. '강요하지 마, 그런 얘기하지 마. 그냥 해, 아무 말도 하지 마.' (웃음)
◇ 김현정> 그런데 이제는 강요하지 않는데도 찾아서 따라 부르는. 좋습니다. 밴드 씽씽. 더많은 사람들이 씽씽의 음악을 알고 즐길 수 있게 어떤 계획들 좀 세워놓고 계세요?
◆ 이희문> 벌써 내년 해외투어들이 지금 또 잡히고 있는데요. 저희 노는 콘셉트라서 항상 오시면 같이.
◇ 김현정> 놀면 돼요?
◆ 이희문> 노시면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저도 한번 놀러가겠습니다.
◆ 이희문> 놀러오셔야죠.
◇ 김현정> 단단히 준비하고 가야 돼요, 여러분. 씽씽의 무대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 노래들 많이 알려지고 민요 록밴드라는 특이한 장르가 자리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씽씽을 계기로 해서. 그런 바람까지도 기대해 보겠습니다. 이희문 씨, 오늘 고맙습니다.
◆ 이희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앞으로 더 즐겨주세요.
◆ 이희문> 네, 파이팅하겠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민요 록밴드 씽씽의 리드보컬입니다. 이희문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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