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사드 출구 찾았나…정상회담도 가시권

강경화 "양국 미래지향적 발전 위해 조만간 관련 소식 발표 예상"

강경화 외교부 장관. (사진=박종민 기자/노컷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0일 조만간 한‧중 관계 복원과 관련한 발표가 있을 것임을 예고하면서 양국 갈등 핵심의 사안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사드 관련 질문에 "양국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조만간 관련 소식을 발표할 수 있지 않나 예상 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또 "7월초 G20(주요 20개국 회의) 계기에 두 정상이 만났을 때 상호 편리한 시기에 방중(訪中)한다는 합의가 있기에 시기를 계속 조율하고 있다"며 "다음 달 초 베트남에서 열리는 APEC을 계기로 양자회담이 되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올해 안에 문 대통령의 방중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訪韓)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시 주석을 평창 동계올림픽에 초대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역시 긍정적인 뉘앙스를 풍겼다.

양국 정부 관계 회복의 최대 걸림돌이 사드 문제였던 점을 감안하면, 양국 관계 회복을 강하게 암시하는 강 장관의 이날 발언은 양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상당부분 의견을 모은 것이 아니냐는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

아울러 양국의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이 다음달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중국의 '사드 보복'이 중단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렇게 된다면 냉각기에 머물렀던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최대 관심사는 양국이 사드 문제와 관련해 어느 정도의 합의를 이뤘는지 여부다. 일단 강 장관은 "(중국에) 사과할 일은 없다"며 양국이 사드와 관련된 공동 입장을 내놓더라도 '사과나 유감은 없다'는 점을 내비쳤다.

청와대도 지난 27일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중국 측에 유감표명 등의 입장 발표를 검토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중국이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유감표명 등의 전제조건을 요구한 적이 없다"며 "그런 요구를 정부가 받지 않았기에 유감표명 등을 고심 중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중국이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사드 배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온 만큼 양국이 공동 입장을 발표한다면,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주한미군을 방어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는 수준에서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사드 배치가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군사전략의 하나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거나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사드 추가 배치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의 MD 체제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없으며,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조기구축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의 이날 발언뿐 아니라 최근 제19차 당대회를 거쳐 시진핑 2기를 출범시킨 중국 곳곳에서 사드 갈등에 해빙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 역시 한중 갈등이 곧 풀릴 것이란 기대를 높이고 있다.

지난 13일 한·중 통화스와프 만기가 연장됐고 당 대회 폐막일인 24일에는 2년 만에 한·중 국방장관 회담도 열린 상태다.

청와대 역시 APEC 기간을 고려할 때 이번 주가 사실상 시한이라고 밝혔던 만큼 한중 관계 회복을 위한 관련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보여 1년여 동안 우리 경제에 큰 손실을 안겼던 사드 갈등이 마침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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