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t에 지명된 농구대통령 허재 감독의 아들 허훈(연세대)의 당찬 소감이었다. 이어 2순위로 역시 kt 유니폼을 입은 얼리 엔트리 양홍석(중앙대)도 허훈을 향해 "훈이 형 준비됐나"를 외쳤다. 1, 2순위가 손을 맞잡고 KBL 판도를 뒤집겠다는 각오다.
허훈과 양홍석은 30일 열린 2017년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 2순위로 나란히 kt 유니폼을 입었다. 전체 1, 2순위가 한 팀으로 향한 것은 2010년 KGC(당시 KT&G)의 박찬희(현 전자랜드), 이정현(현 KCC) 지명 이후 처음이다.
허훈은 드래프트 종료 후 양홍석의 질문에 대해 "항상 준비는 됐다"고 답하면서 "같이 1, 2순위가 돼 기쁘고, 영광이다. 홍석이랑 막내니까 패기있게, 분위기 좋게 가는 게 우선이다. 준비는 항상 돼 있다"고 자신했다.
양홍석도 "아직 100% 준비 상태는 아니지만, 몸 상태가 많이 괜찮아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kt는 현재 1승5패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1, 2순위 신인 허훈, 양홍석의 가세는 그야말로 천군만마다. 누가 1순위로 뽑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올해 드래프트 최고의 신인 두 명의 기량과 패기가 더해졌다.
조동현 감독도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홍석이에게 미안하지만, 훈이가 형이니까 자존심을 세워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허훈은 "kt 경기를 계속 봤다. 항상 4쿼터에 뒤집어지는 것 같다. 아예 무너지는 게 아니라 마지막 몇 분을 남기고 진다"면서 "우리가 들어가 잘 메우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들어가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준다면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홍석 역시 "마지막 1~2분에 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신인이니까 분위기를 띄워 분위기가 뒤처지지 않게 하겠다. 순위를 6강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허훈은 대학 무대를 주름 잡은 가드다. 농구대통령의 아들다운 강심장으로 올해 연세대를 대학농구 정상에 올려놓았다. 국가대표 경험도 있다.
허훈은 "가드니까 외곽 슈터를, 또 센터를 살리는 플레이가 장점이다. 리딩과 팀 조율이 가장 중요한데 그런 부분은 자신있다. 극대화 시켜 장점으로 만들겠다. 다른 가드들에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서 "딱히 롤모델로 정한 선수는 없다. 내 자신을 믿고, 내 자신을 닮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양홍석은 중앙대 1학년 때 드래프트에 나왔다. 이미 대학 시절부터 국가대표로 뛰면서 드래프트 참가를 결정했다.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양홍석은 "대표팀에서 형들과 부딪혀봤다. 아직 부족하다고 느껴 더 큰 무대에서 부딪히면 기량이 늘 것 같았다.투지와 패기는 (이)승현(상무)이 형을 닮고 싶고, 플레이 스타일은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문태영(삼성) 선수를 닮고 싶다"면서 "당장은 공격적인 부분을 기대하기 어렵다. 수비에서 팀이 처져있으면 속공 빨리 나가고, 스틸하면서 훈이 형과 시너지 효과를 보겠다"고 말했다.
올해 신인들은 2라운드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kt의 2라운드 첫 상대는 7연승 단독 선두 SK다.
허훈은 "워낙 SK가 잘 나간다. (최)준용이 형도 SK에 있기도 하니 잘 이겨내서 첫 경기를 꼭 승리하고 싶다"고 말했고, 양홍석은 "포워드니까 득점에서 높게 평가 받고 싶다. 확률 높은 득점으로 최고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