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들은 "지난 25일 문화재위원회가 설악산케이블카사업을 부결했지만, 문화재청이 직권으로 사업추진을 허가할 방침"이라며 "4차례나 부결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민간독립위원회를 구색 갖추기로 전락시켰다는 것에서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악산케이블카사업은 국내 보호지역제도의 근간이 달린 문제"라며 "사업이 허용될 시, 이와 연계된 법과 제도는 사실상 무용한 처지가 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문화재위원회의 절차적 민주주의를 농락하고 정치권 눈치로 일관한 무능력한 문화재청장의 해임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설악산 천연보호구역 안에 오색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에 대해 문화재위원회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이달 25일 재차 현상변경안을 부결한다고 의결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지난 6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승인 결정을 이행해야 한다며 조건부 허가하겠다는 입장이다.
문화재청이 현상변경을 허가하면 문화재위원회 심의 결과를 수용하지 않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자문위원회인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은 구속력이 없지만, 문화재청이 이를 거부한 전례가 없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양양군 서면 오색리 466번지와 산 위 끝청(해발 1480m) 사이에 길이 3.5㎞의 삭도를 놓는 것이 골자다. 문화재청이 지난해 진행한 실태조사에서는 오색과 끝청에 모두 56마리의 산양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양양군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더라도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면 환경부 환경영향평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공원사업시행허가, 산림청의 산지전용허가 등을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