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 리버풀과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에 해리 케인과 최전방 투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69분간 활약하며 1골을 넣었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좌우로 넓게 움직이는 케인이 만드는 공간을 빠르게 쇄도하며 리버풀의 수비를 공략했다.
2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017~2018 카라바오컵 16강. 이날 경기에서도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파트너만 허벅지 근육 부상을 당한 케인에서 키가 큰 베테랑 공격수 페르난도 요렌테로 바뀌었을 분 손흥민의 활약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골 맛을 보지 못했지만 2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측면공격수가 익숙했던 손흥민에게 최전방 공격수는 조금은 낯선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의 장기인 ‘빠른 발’은 최전방 공격수로도 활약할 가능성을 엿보였다. 앞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주문에 따라 윙백을 소화했던 손흥민에게 수비보다는 공격이 어울린다는 것을 보여준 2경기였다.
하지만 28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는 한계도 보여준 경기였다.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62분간 이렇다 할 장면을 보여주지 못하고 교체됐다. 단단한 맨유의 수비를 혼자의 힘으로 뚫기 쉽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손흥민이 소속팀에서 최전방 공격수의 가능성과 한계를 보여준 가운데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3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공개한 11월 A매치 참가 축구대표팀 명단에 이정협(부산 아이파크)과 이근호(강원FC), 단 두 명의 공격수를 뽑았다.
이 선택은 단 두 명의 공격자원으로 콜롬비아, 세르비아를 상대로 최전방 공격진을 활용한다는 구상은 아니었다. 신태용 감독의 머리에는 분명 ‘최전방 공격수’ 손흥민도 포함되어 있었다.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이 투톱 공격수로 뛴) 두 경기를 보고 많은 힌트를 얻었다. 투톱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주위에 받쳐주는 선수가 누가 있느냐에 따라 손흥민의 기량에 변수가 있다”면서 “이번 대표팀은 1선의 공격수를 중앙과 측면을 다 볼 수 있는 선수로 뽑았다. 패스 축구와 빠른 축구를 위한 선수로 뽑았다”고 자신의 구상을 슬쩍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