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한국 나이 39세로 불혹을 앞둔 공격수 이동국(전북)은 아직 ‘청춘’이다. 그는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에서 28경기에 출전해 8골 5도움을 기록 중이다. K리그 현역 선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지만 그의 발끝은 여전히 매섭다. 지난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36라운드에서 1골을 추가하며 K리그 최초 200골 기록까지 달성했다.
하지만 더는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이동국의 모습은 보기 어려울 듯하다.
이동국은 1998년 5월 16일 자메이카와 평가전에서 A매치에 데뷔해 지난 9월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0차전까지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총 105경기에 출전해 33골을 넣었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3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콜롬비아, 세르비아를 상대할 11월 A매치 출전 명단을 발표했다. 이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하는 월드컵 최종예선에 함께 소집됐던 염기훈(수원)의 이름이 포함된 반면 이동국의 이름은 제외됐다.
이어 “소속팀에서 골도 넣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번 2연전에 들어와 좋은 기회에서 골을 넣지 못할 경우 여론의 뭇매를 맞아 영웅을 잃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동국을 아름답게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동국이 2018년 러시아월드컵이 열리는 내년이면 ‘불혹’을 맞는다는 점도 분명한 고려 대상이었다. 신 감독은 “이동국이 여전히 골을 넣고 있어도 내년 월드컵에서 상대 수비와 싸워주고 같이 뛰어줄 수 있는가 의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놔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동국 역시 자신의 미래를 확신하지 못했다. 지난 29일 제주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이동국은 “내가 오래 뛰면 한국 축구의 미래가 없다는 말까지 들으면서 빨리 은퇴해야 하나 곰곰이 생각도 해봤다”면서 “아직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은퇴 기로에 놓인 자신의 고민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