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30일 잠실구장에서 KIA 타이거즈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을 치른다. 시리즈 전적 1승 3패. 7전 4선승제 승부에서 앞으로 1패만 더 떠안으면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제패의 꿈은 물거품이 된다.
전날 1-5 패배의 아쉬움을 지울 수 없는 두산이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KIA와 같은 9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사사구는 5개로 1개를 얻어내는 데 그친 KIA보다 4개가 더 많았다. 그러나 단 1득점에 그쳤다. 잔루는 13개에 달했다.
NC 다이노스와 치른 플레이오프에서 경기 당 12.5득점이라는 경이로운 득점 행진을 펼친 타선이 정작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믿음으로 기용한 선수들의 부진이 아쉽다. 어깨 부상을 털어낼 김재호와 허리 통증으로 고생했던 양의지가 선발 출전했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특히 강력한 두산 내야진의 핵심인 김재호는 0-2로 끌려가던 7회초 2사 1, 2루에서 KIA 김주찬의 땅볼을 처리하다 공을 빠트리는 실책을 범하고 말았다. 그 사이 누상에 있던 주자가 홈을 밟았고 점수는 0-3까지 벌어졌다.
까다로운 타구였던 것은 맞다. 김재호는 공의 위치를 파악하고 포구를 위해 자세를 잡았다. 그러나 공이 마지막에 불규칙 바운드를 일으켜 놓치고 말았다. 평소의 김재호였다면 이런 불규칙 바운드에도 적절히 대응했을 것이다. 그러나 큰 경기가 주는 부담감, 그리고 아직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전 감각이 실책으로 이어졌다.
김 감독이 믿음을 보낸 이유는 분명했다. 김재호는 지난해 주장으로 팀을 하나로 묶었고 통합우승을 합작했다. 양의지는 뛰어난 활약으로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김 감독은 그의 노련한 투수 리드와 경험을 믿었다. 그러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김재호와 양의지가 부진하자 일각에서는 든든한 백업인 류지혁과 박세혁을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류지혁은 김재호가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했을 때 공백을 든든하게 채웠다. 박세혁 역시 양의지가 허리 통증으로 자리를 비웠을 당시 제 몫을 해줬다.
4차전을 마친 김 감독은 총력전을 예고했다. 이어 "특별한 대안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는 말로 변화 없이 5차전을 맞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두산. 김재호 양의지가 5차전에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