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영크림은 아픔을 겪은 만큼 한층 단단해진 모습이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한 그는 "주저앉아서 푸념만하고 싶진 않았다"며 "그 대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정신 바짝 차리고 하다 보면 좋은 날이 오겠지'라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힘들고 가슴이 아플 때일수록 더 열심히 랩 연습을 하고 노래를 만들었죠. 댓글 역시 겸허한 자세로 수용하려고 노력했어요. 이제 저의 못난 과거를 꼬집는 댓글을 보면 정신이 번쩍 들고 오히려 감사해요. '인생의 졸음운전'을 안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자극제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 채찍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것 같아요."
"팀으로 활동할 때는 저의 본래 모습을 제대로 다 보여줄 수 없었어요. 네 명이서 함께하는 일이었기에 절충과 희생이 필요했죠. 물론 멤버들(직 재스퍼, 강남, 심스)과는 친하게 지냈지만, 과거 활동 영상들을 보면 적응을 잘 하지 못하는 듯한 저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제가 스스로 봐도 많이 어색할 정도죠. (웃음). 그래도 부끄럽지 않아요. 지금의 전 그때보다 더 멋있어졌다고 생각하니까요."
'홀로서기'에 나선 영크림은 작사, 작곡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 디렉팅까지 참여하며 이전에 보여주지 못했던 아티스트적인 면모를 뽐내고 있다. 목표는 '랩스타' 가 되는 것. 이달 중순 발표한 최신곡 '바나나'에 영크림의 당찬 포부가 잘 담겨있다.
"'나는 곧 되려 하네 전설이 Cuz I was a ‘Men In Black'. 신곡 '바나나' 가사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이에요. 윌스미스가 '맨 인 블랙(MIB)' 이후 '나는 전설이다'라는 영화를 찍었듯이, 저도 MIB 멤버에서 전설이 되겠다는, 아니 전설이 되려 하고 있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죠.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이제 막 한 걸음을 뗐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전설이 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야죠. (미소). 래퍼라면 일단 랩을 잘해야 하잖아요. 어디 가도 '잘한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래퍼가 되도록 노력 중입니다."
"엠아이비 시절 오른손을 심하게 다친 적이 있었어요. 당시 의사 선생님들마다 말이 달랐어요. 회복이 안 될 거라는 분들도 있었는데 전 된다는 분 말만 믿고 매일 재활 운동을 했어요. 그리고 덕분에 다시 오른손으로 가사를 쓸 수 있게 되었죠. 아직도 손이 다 펴지지 않아서 피아노를 제대로 치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가능성이 보여요. 알켈리가 '아이 캔 빌리브 아이 캔 플라이(I Believe I Can Fly)'라는 노래를 불렀잖아요. 저도 그 노래처럼 사람의 능력은 무한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 음악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도 한계를 두지 않으려고 해요."
'솔직하고 진정성 있게'. 엠아이비 활동때와 비교해 몰라보게 단단해지고 성숙해진 영크림의 다짐이다. "전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엠아이비 시절부터 오랜 시간 저를 좋아해 주시는 팬 분들이 계신다는 점, 다시 기회를 잡아서 솔로 활동을 펼칠 수 있게되었다는 점에서 그렇죠.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긍정적인 시선으로 지켜봐 주세요.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린다면 언젠가 많은 분이 저의 진심을 알아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