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연합기구 통합 논의 '갈팔질팡'

한기총·한교연·· 한교총 모두 동상이몽

보수 연합기관의 하나 되기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한국교회연합(한교연)과 주요 교단장 중심의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가 통합을 이룬 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새 대표회장을 선출하는 등 정상화를 이루면 완전 통합을 이룬다는 것이 큰 틀이었지만, 사실상 이 시나리오는 어려워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보수 연합기구 통합.. 사실상 힘들어

지난 7월 한국교회총연합 관계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한국교회연합과 통합해 12월 통합 정기총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힘들게 됐다.
한교총과 한교연은 지난 8월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이란 이름으로 통합을 선언했다. '보수 연합기구의 통합'이라는 명분으로 출발한 두 단체의 통합은 통합 선언 두 달 만에 암초를 만났다.

양측은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통합을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통합은 물 건너 갔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통합 논의에 급제동을 건 쪽은 한교연이다. 한교연은 최근 회원 교단 교단장과 법인이사 등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한교연은 이 자리에서 11월 17일까지 통합 정관을 확정하지 않으면, 통합을 파기하겠다는 뜻을 한기연에 밝혔다.

한교총과 한교연은 지난 8월 통합 총회에서 정관을 임시로 받고, 12월 통합 정기총회 전까지 정관을 확정하기로 한 바 있다.

양 측은 통합 총회가 끝난 뒤 몇 차례 모임을 갖고, 정관을 확정하려 했지만 의견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교총은 통합 상대인 한교연의 '조건부 통합 파기'라는 최후통첩에 신경쓰지 않고, 예정대로 12월 한기연이라는 이름으로 정기총회를 열겠다는 입장이다.

한기총, 한교연에 통합 제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새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엄기호 목사는 한기총 중심으로 보수 연합기구를 통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의 통합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기총이 한교연과 통합을 하겠다고 나섰다. 한기총 엄기호 대표회장은 지난 9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기총 중심으로 보수 연합기구를 통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엄기호 대표회장은 "우리가 한기총을 버린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며 "절대로 다른 이름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엄기호 대표회장은 또 한교총은 대화의 상대가 아니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리고 한교연과 통합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한기총은 최근 한교연과 통합을 논의할 통합 추진위원 5명을 구성했고, 한교연 역시 통합 추진위원 5명을 구성해 최근 모처에서 첫 만남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한교연이 한기총과 통합할 경우 한교연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교연이 한기총과 갈라진 이유 중 하나가 홍재철 목사가 주도한 이단 영입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홍재철 목사는 한기총에서 최근 해벌되는 등 여전히 한기총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교연이 한기총과 통합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과연 보수 연합기구 통합 논의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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