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은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6라운드에 후반 21분 교체 투입돼 12분 만에 전북의 세 번째 골을 꽂아 넣었다.
올 시즌 자신의 8번째 골이자 1998년 K리그 데뷔 후 467번째 경기에서 맛본 200번째 골이다. 이동국은 지난 9월 17일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 경기에서 1골 2도움하며 K리그 최초로 70(골)-70(도움) 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K리그 최초 200번째 골까지 성공했다.
지금껏 K리그는 2003년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을 시작으로 2013년 에닝요, 2014년 이동국, 2015년 몰리나, 2017년 염기훈(수원)이 차례로 60-60 클럽에 가입했다. 하지만 70-70 클럽은 이동국이 유일하다.
뿐만 아니라 K리그 최다골 기록 보유자인 이동국은 이날 자신의 기록을 200골까지 늘렸다. 2위 기록 보유자인 데얀(서울)이 172골로 추격하고 있지만 격차는 쉽게 줄이지 못할 수준이다. 더욱이 국내 선수 중에는 통산 기록 6위인 팀 동료 김신욱이 112골을 넣고 있어 이동국의 200골 대기록의 엄청난 의미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했다.
2009년 이동국을 성남에서 데려와 9년이나 함께 한 최강희 감독은 “유럽에서는 17살에 프로에 데뷔하기도 하니까 200골 기록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동국은 다르다”면서 “200골 기록은 앞으로 깨지기 힘든 기록”이라고 소속 선수이자 후배의 자랑스러운 기록 달성을 기뻐했다.
이어 “2009년 전북에 입단하고 나서 전북 팬의 열정적인 지지와 응원이 있어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면서 “잘 할 때나 못할 때나 항상 응원해주는 팬이 있어 감사하다. (유니폼을 벗어 관중에 이름을 보여주는 세리머니는) 경고를 받더라도 한국에서 첫 번째 기록인 만큼 팬들께 내 이름을 다시 한번 알려주고 싶었다”고 언제나 응원하는 팬들에게 특별한 감사도 빼놓지 않았다.
올해로 프로 20년 차, 해외 진출을 제외하고 K리그에서만 19번째 시즌을 소화 중인 이동국은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40세가 된다. ‘불혹’을 앞둔 이동국이라는 점에서 은퇴 고민은 당연했다.
최근 울리 슈틸리케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동국을 능가하는 젊은 선수가 없는 것이 한국 축구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동국은 올 시즌 K리그 최초 70-70 클럽 가입과 200번째 골을 차례로 달성하며 한국 축구에서의 분명한 존재감을 선보였다. 최강희 감독도 “은퇴는 본인이 결정해야 하지만 전북은 내년도 이동국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동국은 “내가 할 일을 하고 있는데 왜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아직 경기할 수 있는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며 “출전 시간이 줄어 ‘올해가 마지막인가’라는 생각도 할 정도로 힘든 한 해였다. 내년은 아직 먼 미래다. 시즌이 끝난 뒤 (내 생각을) 밝히겠다”고 조심스러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