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국정원 댓글수사' 방해 의혹…현직 검사장 소환

2013년 '수사방해 TF' 관여 의혹 검사들도 어제 줄소환

장호중 부산지검장이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박근혜정권 초기 국가정보원 댓글공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의혹을 받는 장호중 부산지검장이 29일 검찰에 소환됐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이날 오후 3시 장 지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에 들어갔다.

장 지검장은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수사 방해 의혹 인정하느냐', '현직 검사장 신분으로 조사받게 된 심경'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에서 성실히 답변드리겠다"고만 말했다.

검찰은 장 지검장을 상대로 2013년 검찰의 압수수색을 방해한 혐의, 남재준 당시 국정원장의 지시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들은 2013년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의 압수수색·수사에 대비해 위장 사무실을 마련하고, 수사·재판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허위 내용을 외워 진술하게 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당시 국정원 감찰실장이었던 장 지검장 등 파견검사들이 '현안 TF(태스크포스)'를 꾸려 위와 같은 방식으로 수사 방해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지난 27일 장 지검장을 비롯해 국정원 간부 등 7명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대상자에는 서천호 당시 국정원 2차장을 비롯해 법률보좌관이었던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 파견검사였던 이제영 부장검사도 포함됐다.

서천호 국정원 전 2차장이 28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서 전 차장과 변 검사는 전날 오후 검찰에 소환돼 12시간 이상의 고강도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이 부장검사 역시 지난 27일 소환돼 12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장 지검장은 다음날인 30일자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 조치돼 현 지휘보직에서 배제된다.

앞서 문무일 검찰총장은 지난 27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수사 검사들이 '과거에 잘못된 일들이 장래에 우리나라에서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남 전 국정원장에 대한 소환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남 전 원장은 서 전 차장과 함께 출국금지 조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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