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호자인 코치가 폭행"…'아동학대 혐의' 적용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폭행 및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의정부 상우고 전 투수코치 A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선수들이 운동에 집중해 실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지도·훈육 차원에서 때린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4월 선수용 야구방망이를 이용해 B 학생의 허벅지를 여러 차례 때렸다. 맞은 부위에는 결국 빨간 흉터가 남았고 피멍이 무릎까지 내려왔다. 몰래 담배를 피웠다는 이유에서였다.
(관련 기사 : 17.9.6 CBS노컷뉴스 [단독] '허벅지 피멍' 고교 야구코치 상습폭행…학교는 '은폐' 의혹)
올해 4월에는 주장인 C 학생의 뺨을 2차례 때린 뒤 이내 훈련장 내 밀폐된 샤워실로 데려가 마구잡이로 구타한 것으로 나타났다. 훈련장 잠금장치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한 달 뒤에는 학부모들이 지켜보던 시합중 3학년 D 학생에게 별안간 발길질을 해대기도 했다. D 학생은 이날 뒤통수 십수 대와 복부 3대를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보호자인 코치가 만18세 미만의 피해자를 때렸기 때문에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했다"며 "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 충격을 주거나 합의를 유도하지 못하도록 접근금지 명령을 내린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치를 두둔하는 일부 학부모들이 탄원서를 넣기도 했지만 본인이 혐의 대부분을 시인했기 때문에 형사처벌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한 A 씨는 별도의 징계절차 없이 의원면직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학생·아마추어 야구를 총괄하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경기도협회는 조만간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A 씨에 대한 징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징계수위는 지도자 자격정지 혹은 영구제명 등이 거론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지도자가 폭력을 저지른 사실이 확인됐을 경우 앞으로 강력하게 조치하겠다는 의지를 김응룡 회장이 표명한 바 있다"며 "논의가 곧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과 교육당국 조사결과 지난 5월 이후부터 일부 학생과 학부모가 호소해온 피해사실은 앞서 학교장과 교육지원청에까지 보고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최초 보도 시 CBS노컷뉴스 취재진에게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던 학교 관계자들의 해명은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학교 측의 관리감독에 문제가 있었는지 조사하는 한편 관련자들에게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학교 측의 '축소은폐' 의혹에 대한 감사는 문제가 최초 제기된 지 5개월이 넘도록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안팎에서는 '늑장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은폐나 축소 이런 부분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검토하는 단계"라며 "감사에 착수하지는 않았지만 장학지도 등을 통해서 학교 측에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라고 요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학교 측이 폭행사건을 파악하고도 신고의무를 어긴 사실이 과태료 처분을 받아야 할 사안이라는 점을 행정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