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일 제2창당위원장(영남대 교수)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당은 창당 후 조직 혁신을 제대로 한 적이 없다"며 "사실 대통령 선거 끝난 직후나 전당대회 직전 혹은 직후에 이 일을 했어야 하는데 못하고 미뤄뒀던 일이 제2창당위의 손에 쥐어진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밑작업이라는 추측에 대해선 "다른 당과의 통합을 위해 미리 작업한게 아니냐고 말하는데 그것이 목표가 아니었다"면서 "지방조직을 강화하고 전국적 선거를 수행하기 위해 조직정비는 늦었지만 하지 않을 수 없던 일"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왜 지도부는 책임지지 않느냐"는 일부의 반발에 대해 "제가 당 지도부도 희생, 헌신하는 자세를 보이는게 좋다고 말씀드렸고 다행히 일정한 응답이 있었다"며 "당 대표가 당이 결정하고 원하면 뭐든지 하겠다는 말을 수차례 확인했고, 최고위원 중에서도 결심이 필요하면 기꺼이 하겠다고 했다"며 당 지도부의 혁신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사람으로서 앞으로 남은 일에 대해 다시 한번 다짐을 확인하고자 한다"면서 "강도 높은 조직 혁신을 요청한다는 말을 당 지도부에 드린다"고 전면적 조직 개편을 재차 촉구했다.
오승용 제2창당위 공동위원장(전남대 교수)은 당의 조직을 몸에 비유해 "몸이 만들어지지 않고, 몸이 부실했다"며 "17개 시도위원회, 253개 지역위원회의 골간이 되는 조직이 미완성돼 있고 만들어져있더라도 불만족인 상태였다"고 조직개편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에 방문할 기회가 있어 현장을 목격했다면 왜 안철수 대표와 제2창당위가 저런 행동을 하는지 아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이전 지도부도 필요성은 공감했지만 당 반발이 두려워서 손대지 못했던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의원 등 호남 중진들이 지역위원장 일괄사퇴안에 부정적인데 대해 "전후사정이 이렇다는 것을 중진들은 다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들 이해관계에 얹어서 조금 다르게 비틀어서 얘기하고 지도부 공격의 빌미로 말하는 것은 원숙한 리더십을 보여야할 중진들의 태도로서는 아쉽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오 위원장은 "몸이 만들어졌으면 몸을 움직일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며 "정체성 문제에 대해 토론만 있고 결론이 없었다. 차제에 정체성, 강령, 주요 정책 노선에 대해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민의당이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에 있어서 이슈를 선도해야 한다며 '개헌 및 선거제도 개혁 국민운동본부'의 출범 의미를 되새겼다.
여기에 김태일 위원장도 당내 '개혁 노선'과 '중도 노선'이 갈린다는 점을 상기하며 "두 흐름이 함께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야 하는지 등을 좀 따져서 앞으로 당이 어디로 가야할지에 대한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향후 격렬한 당내외의 노선 투쟁이 예고된다"며 "이런 과정이 불가피할 뿐 아니라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정당에서 노선은 권력 투쟁을 거치지 않고서는 정리가 될 수 없는 문제이다. 저는 이런 논쟁의 촉진자 역할을 맡겠다"고 자처했다.
문병호 제2창당위 수석부위원장은 "당 대표 비롯해서 지도부, 국회의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선당후사 정신으로 임해야 제2창당도 성공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기성 양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치세력이 미래 비전이나 정체성이 상당 부분 일치할 수 있다면 세력화하고 힘을 키우는데 함께 해야 한다"며 "가능하면서 국민의당이 독자 노선이 바람직하지만, 거기에 유사한 생각을 가진 정치세력이 있다면 통합하면서 힘을 더 키워나가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해 바른정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