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초짜' KIA 임기영 vs '가을 타짜' 두산 유희관

'초짜냐, 타짜냐' 29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 격돌하는 KIA 임기영(왼쪽)과 두산 유희관.(자료사진=KIA, 두산)
그야말로 가을야구 초짜와 타짜의 격돌이다. 올해 프로야구 최후의 승부에 열쇠를 쥔 키플레이어들이다. KIA 임기영(24)과 두산 유희관(31)이 운명의 선발 대결을 펼친다.

둘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출격한다. 2승1패로 앞선 KIA는 확실한 우위를, 두산은 반격을 노리고 있다.

KIA는 내친 김에 3연승의 기세를 잇겠다는 각오다. 1차전에서 두산에 기선을 제압당한 KIA는 2차전에서 에이스 양현종의 완봉 역투로 분위기를 바꿨고, 28일 3차전에서는 투타의 고른 활약 속에 6-3으로 이겼다. 4차전까지 잡으면 확실하게 시리즈 분위기를 이을 수 있다.

반면 두산은 KS 3연패에 노란 불이 켜졌다. 1차전 승리로 기분좋게 출발했지만 내리 2연패를 안았다. 2차전이야 워낙 양현종이 잘 던졌다지만 3차전에서는 힘 대 힘의 대결에서 밀렸다. 마무리 김강률이 9회 나지완에게 2점 홈런을 맞은 것도 불안하다. 4차전에서는 그야말로 배수의 진을 쳐야 한다.

이런 중요한 경기에 임기영과 유희관이 선발 투수의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고 나온다. 관건은 부담을 누가 최소화하느냐다. 임기영은 포스트시즌(PS) 경험이 전무한 한계를, 유희관은 팀이 시리즈에서 밀리는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지난 4월12일 잠실 두산전에서 생애 첫 선발승을 거둘 당시 임기영의 모습.(사진=KIA)
먼저 임기영은 이번 PS가 생애 첫 경험이다. 2012년 한화에 입단한 임기영은 2014년까지 뛰고 FA(자유계약선수) 보상 선수로 2015년 KIA로 이적했다. 당시 한화는 하위권이었고, 이후 임기영은 상무 복무로 가을야구와 인연이 없었다.

올해 임기영은 KIA의 신데렐라였다. 당초 잘 하면 5선발이라는 불펜이었다. 그러나 정규리그 전반기에만 7승2패 평균자책점(ERA) 1.72의 특급 피칭으로 KIA의 1위 질주를 이끌었다. 비록 후반기 1승4패 ERA 7.43으로 부진했지만 정규리그 우승의 적잖은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점이 변수다. 2만5000명 대관중의 함성이 울리는 중요한 경기에서 임기영이 흔들리지 않고 던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아무리 임기영이 올해 잘했다고 하지만 PS와 정규리그는 엄연히 다르다.

올해 가을야구에서 씩씩한 투구로 깊은 인상을 남긴 NC 장현식은 PS 데뷔전인 지난해 LG와 플레이오프 잠실 3차전에 대해 "당시는 긴장해서 어떻게 던졌는지도 몰랐다"고 호된 신고식 경험을 떠올렸다. 이를 이겨낸다면 임기영의 호투를 기대할 만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장현식처럼 조기 강판할 수 있다.

더군다나 임기영은 올해 두산을 상대로 1승1패 ERA 6.52였다. 잠실 2경기 기록도 같다. 다만 생애 첫 선발승 상대가 두산이었다. 지난 4월 12일 5이닝 5탈삼진 5피안타 3사사구 3실점(1자책)으로 8-4 승리를 이끌었다. 그 장소가 잠실이었다. 그러나 7월30일에는 5회도 채우지 못하고 6실점 패전을 안았다. 그것도 잠실이었다.

'입심은 내가 최고' 두산 유희관(왼쪽 두 번째)이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선전을 다짐하는 모습.(사진=KIA)
임기영에 비해 유희관은 PS 경험이 풍부하다. 가을야구 통산 11경기 3승3패 ERA 3.61을 기록했다. KS에서도 5경기에서 2승1패 ERA 3.60의 성적을 냈다. PS 미디어데이 단골손님으로 타짜급의 입담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지난해 우승 경기의 승리투수였다. 유희관은 NC와 KS 4차전에서 5이닝 5탈삼진 3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의 완벽투로 8-1 승리를 이끌었다. 첫 가을야구를 치르는 임기영에 비할 바가 아니다.

올해 유희관은 정규리그에서 11승6패 ERA 4.53으로 지난해 15승(6패), 2015년 18승(5패)에 비해 다소 주춤했다. 잠실에서도 16경기 4승2패를 거뒀지만 ERA는 5.44였다. 그러나 올해 KIA를 상대로는 3경기 1승1패 ERA 2.31로 강했다.

무엇보다 유희관은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가 주어졌다. 이날 두산이 진다면 KS 우승을 내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날 마무리 김강률이 부진했던 만큼 유희관이 최대한 이닝을 많이 끌어 승세를 잡아줘야 한다.

올 가을 첫 PS 무대에 나선 임기영과 KS 3연패에 도전하는 베테랑 유희관. 과연 이 가을 초짜와 가을 타짜의 승부가 어떻게 판가름날지, 4차전의 최대 키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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