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2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공식 개막전에서 59-66으로 졌다. 단 한번도 리드를 잡지 못한 패배였다. 1쿼터 이후 7점이 최소 점수 차였을 정도로 주도권을 완전히 뺏겼다.
당초 우리은행은 올 시즌을 앞두고 높이의 열세가 예상됐다. 주전 센터 양지희의 은퇴 공백이 크게 보였다. 여기에 이선화까지 은퇴하고, 김단비가 부천 KEB하나은행으로 이적했다. 최은실은 허벅지 부상으로 빠졌다.
이런 가운데서도 이날 우리은행은 리바운드에서는 41-34로 오히려 신한은행에 앞섰다. 양 팀 최다 12리바운드를 올린 박혜진을 비롯해 김정은, 박태은(이상 4리바운드) 등 국내 선수들이 힘을 냈다.
하지만 외국 선수 열세는 어쩔 수 없었다. 우리은행은 시즌 전 당초 선발한 외인 2명을 모두 바꾸는 어수선한 상황을 맞았다. 쉐키나 스트릭렌과 티아나 하킨스의 부상으로 나탈리 어천와와 아이샤 서덜랜드를 급하게 영입했다. 특히 서덜랜드는 지난 23일에야 입국해 그야말로 시차 적응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신한은행은 외인들은 펄펄 날았다. 카일라 쏜튼은 양 팀 최다 24점 12리바운드, 르샨다 그레이도 20분14초를 뛰면서도 17점 10리바운드를 올렸다. 외인 대결에서만 17점, 7리바운드 차이가 났다.
다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 선수만 본 궤도에 오른다면 해볼 만하다. 이날도 팀의 핵심 박혜진은 14점 12리바운드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이적생 김정은도 이날 국내 선수 최다인 15점에 3도움을 올렸다. 서덜랜드의 체력이 올라와 어천와를 조금만 더 받쳐준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외인 대결에서 완전히 밀렸다"면서 "국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도 제대로 없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경기 전 위 감독은 "5연패를 하는 동안 힘들다, 힘들다 엄살을 떤다고 얘기들이 많았는데 이번 시즌은 진짜"라면서 "외인들을 전부 교체하고 시즌을 시작하는 게 처음"이라고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위 감독은 "어천와가 나쁘지 않았다"면서 "서덜랜드가 많이 아쉽지만 처음이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기성 신한은행 감독도 "우리은행 국내 선수들이 끈질기게 리바운드를 따낸 것은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과연 우리은행이 역대 최장인 6시즌 연속 우승을 이뤄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