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고 이사장은 MBC 사태 책임과 사퇴 요구에 대해 물러서지 않는 꼿꼿한 자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국정감사가 시작되자마자 고 이사장은 자유한국당 신상진 위원장을 대신해 사회를 맡은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과 신경전을 벌였다.
고 이사장이 점심 시간을 이용해 국감을 보이콧하고 있는 한국당 의총에 참석한 것을 신 의원이 지적하자 "가면 안되는 곳이냐. 쉬는 시간에 간 것"이라고 당당하게 답변했다.
이에 "증인으로서 적절한 처신이냐"는 신 의원의 질문에 고 이사장은 "증인은 거기 가면 안된다는 규정이 있냐"고 되받았다.
"주의하라"는 신 의원의 지적에도 "미리 주의를 주셨냐. 뭐가 잘못된 것이냐"고 따졌다. 신 의원이 "똑바로 하라"고 말하자 되려 "똑바로 하세요. 같이 똑바로 합시다"고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흥분한 신 의원은 "뭐 나보고 똑바로 하라고?" 라며 잠시 정회를 선포하고, 고 이사장의 자리로 가서 불량한 태도 문제를 따졌다.
고 이사장은 이후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증인석에서 의자에 한참 뒤로 기대고 있는 자세를 지적받기도 했다. 신 의원은 "옆에 앉아 있는 사람보고 제대로 앉으라, 왜 그렇게 자꾸 뒤로 넘어가냐"고 주의를 줬다.
고 이사장의 막무가내식 대응은 자신의 임기가 몇일 남지 않았음을 인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고 이사장은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뭘 마음 고생을 하느냐. 애국시민의 곁으로 돌아가라"고 사퇴를 촉구하자 "곧 돌아갈 것이다. 곧 방통위에서 해임을 할 것이다"고 꼿꼿하게 되받았다.
그는 "자신이 곧바로 그만둔다면 각종 의혹에 해명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며 먼저 방통위에서 해임을 해줘야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다"며 자진사퇴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파업중인 MBC 사태에 대해 노사 양측으로부터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낼 현실적인 방안이 없다고 이사장도 인정했다"며 물러날 것을 촉구하자, 고 이사장은 "곧 물러날 것이다.11월 2일에 물러날 것이다"고 답했다.
방문진 이사회는 11월 2일에 이사회를 열어 고 이사장 해임을 의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 이사장은 이사장에 대해 해임될 경우 법원에 해임무효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정투쟁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고 이사장은 이사직에서도 그만두라는 질문에는 "생각해 보겠다"고만 말했다.
앞서 고 이사장은 오전 국감에서도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이 정도 상황이면 사퇴하고 MBC 김장겸 사장도 물러나도록 권고하는 게 타당하지 않겠나"라는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의 질문에 "견해가 다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작성한 '언론장악' 문건이라는 게 발견되지 않았나. 상당히 인위적인 것이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고, 그래서 거기에 그대로 순응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통위의 고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 처리가 확실시되자 그는 "불신임 규정이 전혀 없다. 사실 불신임 결의안에 효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결의안 자체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