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에 몰린 기대수요 때문이라지만 먼저 출시된 아이폰8 판매 부진, 생산속도를 올리기 위해 페이스ID 정확도를 낮춘다는 소식(애플은 허위보도라며 반박했다)이 이어지면서 사전예약율이 아이폰X의 흥행을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휴대폰 업계는 미국과 영국 등 주요 1차 출시국 유통망들은 초도물량이 200~300만대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시화 되면서 사전주문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IT 매체 테크레이더는 현지 휴대폰 판매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1월 3일 아이폰X 출시 이후 전 세계적인 만성부족 사태는 재앙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아이폰을 원한다면 가능한 한 빨리 선주문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있더라도 매우 빨리 팔릴 가능성이 높으며 일부 소매 업체와 유통망이 확보할 수 있는 재고가 매우 적어 1~2월에나 추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영국 휴대전화 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으며, 유통망과 리셀러 모두 재고 부족 가능성에 좌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브스는 그동안 새 아이폰이 출시된 첫 주에만 1300만대가 판매된 것을 감안하면 아이폰X에 쏠린 수요를 200~300만대로 커버하기는 불가능하며, 애플에 정통한 KGI 증권 궈밍치 애널리스트가 12월까지 아이폰X 공급을 기존 4천만대에서 2천만대 수준으로 낮춰 잡으면서 이같은 우려는 현실이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는 북미·유럽의 전형적인 12월 크리스마스 시즌 대목을 앞두고 애플이 그동안 4분기 최대 이익를 거둬왔던 전례가 깨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애플은 출시 당일에도 애플스토어 매장을 통해서도 구입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그 수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궈밍치는 출하량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2018년 1분기부터 아이폰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면서 유례 없는 '슈퍼 사이클'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아큐리 코웬앤코의 티모시 애널리스트도 "2017년 상반기까지 아이폰 사용자의 43%가 2년 이상 아이폰을 사용한 사람들로 업그레이드 수요가 몰려있다"며 "터지기 일보 직전의 화약통이 아이폰X에 숨어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리셀러인 안젤라 아렌츠는 "사전주문 예약은 애플이 아이폰X 수요자를 더 단단히 붙잡아 둘 수 있으며, 출시 당일 매장 밖에 길게 늘어섰던 대기줄이 더 짧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널리스트와 업계 관계자들은 사전주문 예약이 시작되면 배달 대기 시간을 통해 수요 규모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문량에 따라 배송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동부시간 뉴욕 기준 오전 8시 사전주문 예약이 시작되면 배송까지 4~6주가 소요 될 전망이다.
애플 전문가인 루프 벤처스(Loup Ventures)의 진 몬스터는 아이폰X의 수요와 공급은 출시 후 약 3~4 개월에 걸쳐 조정이 이루어지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수급균형이 맞춰지려면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크로스 리서치의 섀넌 크로스 애널리스트는 "아이폰X를 가질 수 있는 시기가 늦춰진다고 해도 최대 경쟁자인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이 통상 4월 출시되는 것을 감안하면 고객을 빼앗길 확률은 적다"면서 "참을성이 없다면 아이폰8을 사기 쉽지만 그것으로 삼성 스마트폰을 뛰어넘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전주문 예약을 해야 아이폰X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크로포드 델 프레테 최고 연구책임자는 "소비자가 매월 일정비용을 지불하면서 신형 아이폰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과 사전예약 주문 시스템이 애플의 공급망 관리에 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6/4분기(2018년 2/4분기까지)를 전망하는게 문제가 될까요?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애플의 생태계는 매우 강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