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전 종교개혁을 주도한 인물은 다 알다시피 루터입니다. 하지만 또다른 주인공이 있습니다. 바로 면죄부를 남발해 종교개혁을 촉발시킨 요하네스 테첼입니다.
수도사인 테첼은 헌금함에 동전이 짤랑하고 떨어지는 순간 연옥에 있는 영혼이 천국으로 올라간다고 순진한 신자들을 현혹했습니다. 마인츠 대주교의 성직매수 자금과 교황청의 대성당 건축자금을 모으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런 테첼의 행태에 분노한 루터가 개혁의 깃발을 든 것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탄생한 개신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종교개혁 500주년이 된 지금, 한국교회를 돌아볼 때 루터의 개혁정신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루터는 “교회는 계속 개혁되어야한다”고 강조했지만 지금 우리 교회는 마치 500년전 중세교회와 다름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돈 가는 곳에 마음 간다”면서 헌금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주장이 최근 들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이는 주님께서 값 없이 주신 귀한 은혜를 ‘값싼 은혜’로 추락시키는 일입니다.
만인사제주의를 주창한 루터와 달리, 중세시대 못지않은 성직자중심주의도 만연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성직자와 교회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교회를 타락시킨 500년전 테첼과 같은 행태를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거룩한 교회를 하나님이 아닌, 자신에게 속한 사유재산으로 착각하는 듯한 행태도 보입니다.
개혁을 이야기해야 할 이 시점에 교회가 세상의 논란거리가 되도록 자초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일은 이제 며칠후면 지나갑니다,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를 계속 돌아보며 개혁해야 합니다. 나 자신이, 또 내가 속한 교회가 혹시라도 500년전 테첼과 같은 일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루터와 같은 개혁과 결단의 길 위에 제대로 서있는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