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양현종 '조연' 한승택…1년 만에 달라진 '가을 드라마'

'1년전과 다르다!' KIA 타이거즈 투수 양현종(왼쪽) 포수 한승택이 2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1-0 승리를 합작했다. (사진=KIA 제공)
KIA 타이거즈 양현종과 한승택의 '가을 드라마'가 1년 만에 내용이 달라졌다. 평점 10점을 줘도 전혀 아깝지 않을 올 시즌 최고의 드라마가 나온 것이다.

KIA는 2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접전 끝에 두산 베어스를 1-0으로 제압했다. 1차전을 내줬던 KIA는 2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선발 투수 양현종의 활약이 단연 최고였다. 9이닝 동안 122개의 공을 던지면서 4피안타 2볼넷 11탈삼진의 눈부신 호투로 완봉승을 달성했다.

가을야구의 기록도 새로 쓴 양현종이다. 1-0 완봉승은 역대 한국시리즈 최초의 기록이다. 포스트시즌까지 넓혀도 역대 세 번째다. 양현종에 앞서 한국시리즈 완봉승은 9차례 있었지만 1-0 살얼음판 승부에서 나온 완봉승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지난해 LG 트윈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첫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한승택의 모습. (사진=KIA 제공)
양현종의 완봉승에는 '아기 호랑이' 포수 한승택의 역할도 한몫했다. 1차전에 김민식을 내세웠던 KIA는 2차전에 한승택을 선발로 기용했다. 결과는 대성공. 한승택은 과감한 볼 배합으로 양현종의 능력을 극대화했고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던 두산 타선을 잠재우는 데 성공했다.

직구 컨디션이 좋은 양현종의 상태를 고려해 직구 위주로 볼 배합을 가져가다 변화구를 적절히 섞으며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던 두산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벽히 빼앗았다.


양현종과 한승택은 1년 전 가을야구에서도 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줬었다. 상대와 내용이 달랐을 뿐이다.

지난해 10월 11일. 양현종과 한승택은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출전했다. 당시 KIA는 1차전을 4-2로 승리했지만 정규리그를 5위로 마친 터라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서는 1승이 더 필요했다. 그리고 팀의 운명을 결정할 무대에 양현종과 한승택이 오른 것이다.

2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KIA 양현종이 연호하는 팬들을 향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IA 제공)
내용은 좋았다. 양현종은 6이닝 동안 95개의 공을 던지면서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첫 가을야구를 경험한 한승택은 전혀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헥터에 이어 양현종과도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그러나 결과가 아쉬웠다. 팽팽한 투수전 끝에 9회말 끝내기 희생플라이에 0-1로 고개를 떨궜다. 그렇게 KIA의 가을야구는 두 경기 만에 막을 내렸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아픔이 반복되지 않았다. 지난해 새드엔딩으로 끝이 났던 그들의 가을 드라마도 1년 만에 내용이 달라졌다. 양현종은 주연답게 화끈한 세리머니로 지켜보던 팬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물론 이 가을 드라마도 아직 결말이 나오지 않았다. 내용만 달라졌을 뿐이다. 해피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승을 거둬야 한다. 그리고 KIA 배우들의 '발 연기'만 나오지 않는다면 결말 역시 지난해와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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