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2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접전 끝에 두산 베어스를 1-0으로 제압했다. 1차전을 내줬던 KIA는 2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선발 투수 양현종의 활약이 단연 최고였다. 9이닝 동안 122개의 공을 던지면서 4피안타 2볼넷 11탈삼진의 눈부신 호투로 완봉승을 달성했다.
가을야구의 기록도 새로 쓴 양현종이다. 1-0 완봉승은 역대 한국시리즈 최초의 기록이다. 포스트시즌까지 넓혀도 역대 세 번째다. 양현종에 앞서 한국시리즈 완봉승은 9차례 있었지만 1-0 살얼음판 승부에서 나온 완봉승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직구 컨디션이 좋은 양현종의 상태를 고려해 직구 위주로 볼 배합을 가져가다 변화구를 적절히 섞으며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던 두산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벽히 빼앗았다.
양현종과 한승택은 1년 전 가을야구에서도 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줬었다. 상대와 내용이 달랐을 뿐이다.
지난해 10월 11일. 양현종과 한승택은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출전했다. 당시 KIA는 1차전을 4-2로 승리했지만 정규리그를 5위로 마친 터라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서는 1승이 더 필요했다. 그리고 팀의 운명을 결정할 무대에 양현종과 한승택이 오른 것이다.
그러나 결과가 아쉬웠다. 팽팽한 투수전 끝에 9회말 끝내기 희생플라이에 0-1로 고개를 떨궜다. 그렇게 KIA의 가을야구는 두 경기 만에 막을 내렸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아픔이 반복되지 않았다. 지난해 새드엔딩으로 끝이 났던 그들의 가을 드라마도 1년 만에 내용이 달라졌다. 양현종은 주연답게 화끈한 세리머니로 지켜보던 팬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물론 이 가을 드라마도 아직 결말이 나오지 않았다. 내용만 달라졌을 뿐이다. 해피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승을 거둬야 한다. 그리고 KIA 배우들의 '발 연기'만 나오지 않는다면 결말 역시 지난해와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