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는 2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두산 베어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을 치른다. 전날 안방에서 3-5로 일격을 당한 KIA로서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다.
KIA는 2차전 역시 1차전과 마찬가지로 마운드를 믿는다. 선발 투수는 양현종이다.
양현종은 올 시즌 커리어하이를 보냈다. 20승 6패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승리와 승률(0.769)은 개인 통산 최고 기록이다. 구단 좌완 투수 최초로 20승을 달성한 주인공도 양현종이다. 리그 전체로도 1985년 김일융(25승·당시 삼성)과 1995년 이상훈(20승·당시 LG)에 이어 세 번째 대기록이다.
무엇보다 제구력이 좋았다. 193⅓이닝 던지면서 삼진 158개를 솎아냈다. 볼넷은 45개에 불과했다. 최근 3시즌 연속 77개 이상의 볼넷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안정감 있는 투구를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최근 두산전에서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점은 불안요소다.
양현종은 지난해 두산전에 3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6.50을 기록했다. 올 시즌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2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6.17의 성적을 남겼다.
올 시즌 기록 행진에 제동을 건 것도 두산이었다. 양현종은 개막 이후 8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렸다. 그 사이 7승이나 챙겼다. 그러나 이 기록은 5월 20일 두산전에서 막을 내렸다.
특히 양현종은 이 패배 이후 한동안 흔들렸다. 5월 26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5⅓이닝 8피안타(1피홈런) 3볼넷 7실점으로 패전. 6월 1일 NC 다이노스와 경기는 2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6실점(3자책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면서 연패의 늪에서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했다. 다시 승리를 챙기기까지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6월 22일 두산전에서는 7이닝 8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복수에 성공했다. 그러나 앞선 경기 내용이 너무나 좋지 못했던 터라 마음껏 웃을 수 없었다.
이제 양현종은 모든 것을 설욕할 기회를 잡았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말이다.
상대는 '장꾸준' 장원준이다. 장원준은 올 시즌 14승 9패 평균자책점 3.14의 성적을 남기면서 역대 좌완 투수 최초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긴 선수가 됐다. KIA전에는 4경기에 등판해 모두 승리를 챙겼다.
양현종의 자신감은 넘친다.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홈 7연전이라 생각한다"고 당당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양현종과 장원준의 맞대결은 국내 최고의 좌완 투수를 가려내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헥터가 무너진 힘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양현종. 과연 그가 에이스의 무게감을 견뎌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