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는 7회를 넘겼고 터너는 또 가을 담장을 넘겼다

LA 다저스,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휴스턴에 3-1 승리


'7회 커쇼'라는 표현이 있다. LA 다저스의 간판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그동안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7회만 되면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통산 7회 이후 평균자책점이 무려 25.50으로 높았다. 올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도 7회 1사 후 솔로홈런 2방을 얻어맞고 마운드에서 내려간 경험이 있다.


커쇼는 25일(한국시간) 미국 LA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해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커쇼는 4회초 알렉스 브레그먼에게 얻어맞은 솔로홈런을 제외하면 6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휴스턴의 간판 호세 알투베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7회의 악몽이 떠오를만한 장면이었다.

커쇼는 더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4번타자 카를로스 코레아와 율리 구리엘을 연거푸 내야땅볼로 잡아냈다. 내야진의 호수비가 커쇼를 도왔다. 병살 처리를 하진 못했지만 연속으로 1루주자의 2루 진루를 막았다. 이어 커쇼는 브라이언 맥캔을 중견수플라이로 잡아내며 7회를 끝냈다.

커쇼의 임무는 7회까지였다. 투구수가 83개에 불과했지만 불펜이 강한 다저스는 8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커쇼는 7이닝동안 볼넷없이 3피안타(1홈런) 11탈삼진 1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월드시리즈 데뷔전에서 통산 세 차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다운 활약을 펼쳤다.

커쇼의 구위는 포스트시즌 들어 가장 좋았다. 특히 슬라이더와 커브의 각이 예리했다. 변화구를 결정구 삼아 스트라이크존 낮은 구역을 절묘하게 공략해 수차례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커쇼가 7회를 무사히 넘겼다면 '포스트시즌의 사나이' 저스틴 터너는 또 한번 자신이 때린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

출발은 다저스가 좋았다. 1번타자 크리스 테일러가 휴스턴의 좌완 선발 댈러스 카이클이 던진 월드시리즈 초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월드시리즈 역대 4번째 1차전 리드오프 홈런. 하지만 휴스턴은 4회초 커쇼의 높은 직구 실투를 놓치지 않은 브레그먼의 솔로포로 동점을 만들었다.

카이클은 명불허전이었다. 공은 커쇼만큼 빠르지 않았지만 특출난 땅볼 유도 능력으로 다저스 타자들을 압도했다. 다저스는 고비 때마다 병살타를 때리며 스스로 찬물을 끼얹었다. 다저스 타자가 못했다기보다는 카이클의 능력이 빛을 발한 장면들이었다.

하지만 6회말 2사 후 테일러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 됐다. 방망이가 뜨거운 터너가 타석에 섰다. 터너는 카이클이 몸쪽으로 잘 던진 슬라이더를 절묘하게 잡아당겨 좌월 투런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승부의 균형이 깨졌다.

결국 다저스는 휴스턴을 3-1로 누르고 7전4선승제로 펼쳐지는 월드시리즈의 첫 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시카고 컵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때려 시리즈의 흐름을 바꿔놓았던 터너는 가을에 강한 면모를 월드시리즈 무대에서도 이어갔다.

터너는 올해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타율 0.371, 4홈런, 14타점, 장타율 0.714를 기록하며 다저스 타선을 이끌고 있다. 가을야구 통산 성적은 27경기 타율 0.363, 6홈런, 26타점. 가을의 사나이가 있어 든든한 다저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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