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소수이사 3명(유기철·이완기·최강욱)은 23일 오후 방문진 사무국에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 결의의 건'을 제출했다.
이들은 "2015년 8월 제10기 방문진이 출범한 이후, MBC는 안광한, 김장겸 두 사장을 거치면서 끝없이 추락했다. MBC는 공정성, 신뢰도, 경쟁력, 영향력 등에서 최하위를 기록했고 뉴스 시청률이 2%대까지 떨어졌다. 역량 있는 언론인들이 취재와 제작현장에서 배제되면서, 공영방송 MBC는 동료 선후배 사이의 끈끈한 관계와 치열한 토론문화가 사라졌고, 맨파워도, 열정도, 결속력도 없는 죽은 조직이 되어 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BC가 이렇게 된 일차적 책임은 김장겸 사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있다. 하지만 더 본질적인 책임은 MBC의 공적 의무와 경영의 관리·감독을 맡은 방문진에 있음은 불문가지다. 특히 방문진의 대표로서 역할과 직무를 방기한 채 MBC경영진의 잘못과 비리를 앞장서 감싸고 비호해 온 고 이사장의 책임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MBC 불법경영과 경영진의 부도덕을 은폐·비호해 MBC의 공적 의무의 실현과 경영의 관리 △감독이라는 방문진의 기본 책무 방기 △ MBC 구성원들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를 MBC의 특정 임원과 함께 모의하고 교사하는 등 불법 자행 △편파적으로 이사회를 이끌고, 다수를 내세워 정관이나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등 부당한 방식으로 방문진 운영 △MBC 본사 등으로부터 골프접대와 고가의 선물을 받아 이사장으로서의 명예와 품위를 실추시켰고, MBC사옥 처리 과정에서도 권한 남용 △공당의 대표(문재인)를 공산주의자로 낙인찍는 등 이념편향적 발언 반복 등을 고 이사장의 해임 사유로 들었다.
그러나 고 이사장은 '자진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조에서) 여의도 사옥 매각 문제, 호화 골프 접대 문제, 무기명 회원권 사용 문제 등 비리를 거론하니까 약해지는 모습을 보인다는 보도가 나오더라"며 "(이런 때 자진사퇴하면) 마치 비리가 있어서 나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 자진사퇴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남아있는 방문진 구 여권 이사(현 야권 이사) 3인(권혁철·김광동·이인철)의 자진사퇴 가능성에 대해서도 "0.1%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거취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MBC 임직원들과 방문진 구 여권 이사들, 이른바 '애국세력'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고영주 이사장을 해임할 경우 해임무효소송을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재 파업 중인 MBC본부에 대해서는 "김원배 이사가 그만뒀는데 (파업을 안 끝내고) 왜 안 돌아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MBC 영향력·신뢰도 등 각종 지표 상황이 나빠진 것에 대해서는 "광우병, 김현희 보도 같은 왜곡조작방송이 지금은 안 나오지 않느냐"며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고 이사장의 불신임이 가결되면 고 이사장은 직을 잃고 비상근 이사로 활동하게 된다. 현재 방문진에서는 유의선 이사와 김원배 이사 등 구 여권 이사 2명이 사퇴해 7명만이 남았다. 정권이 교체되면서 공석인 두 자리를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하게 돼 6:3 구도가 4:5로 역전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