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건설예산'은 못믿어…당초보다 최대 수천억 증가

안전 위협하는 '부실 설계'…결국 설계변경으로 추가비용 막대

(자료사진)
국내 대다수 원자력발전소들은 최초 건설 예산에 비해 수백억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의 추가 비용을 들여 건설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실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신고리 1.2호기 원전 최초 건설 비용은 2조 4,288억원으로 산정됐지만, 결국 최종 건설공사비로 약 2조 6,768억원이 소요됐다. 2,480억여원이 증액된 것이다.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신한울 1.2호기의 건설 비용도 벌써 최초 예산보다 1,159억원(7조 9,823억원→8조 982억원)이나 증가했다. 공정률이 95%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비용이 더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도 월성1호기(6,115억원→6,428억원), 월성2호기(1조 991억원→1조 5,500억원), 월성3.4호기(2조 915억원→3조 4,067억원), 한빛 5.6호기(3조 2,218억원→4조 232억원), 한울3.4호기(3조 3,459억원→3조 9,795억원), 한울5.6호기(3조 3,972억원→3조 8,885억원) 등도 모두 최초 건설비용에 비해 최종비용이 더 많이 소요됐다.


비용 증가의 이유는 최초 설계에 오류가 있어 설계를 변경하면서 생긴 비용 등 때문인데, 설계 오류에는 원전의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도 포함됐다.

권 의원실이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신고리1.2호기와 신월성1.2호기에 설치된 안전등급 제어케이블의 시험 성적서가 위조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관련 제어케이블을 긴급 교체해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신한울1.2호기 경우, 최초 설계에 반영되지 않았던 안전 울타리를 설치하기 위한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밖에 부지 내 토목구조물 철거 비용을 미처 예산에 책정해놓지 못했거나 각종 민원 사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권칠승 의원은 "설계변경에는 면밀한 검토 없이 '사업부터 시작하고 보자'는 원전업계의 사업방식이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이처럼 수천억원의 공사비 증액이 일어났음에도 주무부서인 산업부는 단 한차례도 감사를 한 적이 없었다"고 질타했다.

이어 "공론화위에서 공사재개를 결정한 신고리 5,6호기 에서도 벌써부터 보조기기에서 57억원, 원전기반공사에서 68억원이 각각 증가하였다"며 "지금부터라도 세밀하고 체계적인 공정관리로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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