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토르 시리즈 중 가장 뛰어난 수작이다. 압도적인 스케일, 화려한 액션, 개성 넘치는 캐릭터, 특히 마블 특유의 코믹함은 '역시'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다.
여기에 귀에 꽂히는 일렉트로닉 사운드는 눈만이 아니라 귀까지 황홀하게 만든다.
영화를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토르:라그나로크'의 맛보기만 소개한다. 간단하게만 소개하는 것임에도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빼앗기고 싶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이 창을 닫자.
◇ 압도적인 스케일
아스가르드는 신화를 연상시키는 이미지 때문에 이질적이기는 해도 우주라는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또 다른 무대인 사카아르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도시에 가깝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 이외에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우주를 배경으로 한 도시를 보기 어려웠는데, 이 작품에서 마블이 그려내는 기상천외한 우주도시를 만날 수 있다.
◇ 화려한 액션
이번 <토르:라그나로크>에서는 날렵한 토르를 만날 수 있다. 전혀 부서질 것 같지 않던 토르의 무기 망치가 부서지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망치에만 의존하던 토르가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고, 맨몸 액션을 펼친다.
특히 위기의 순간 힘을 각성하면서 천둥을 몸에 두르고 싸울 때는 추억의 게임 스트리트파이터2에 최종 보스 캐릭터였던 M.바이슨의 ‘사이코크래셔’가 연상된다.
토르의 파워 업그레이드는 다음 시리즈 중 하나인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헐크의 막강한 파워 앞에서 토르는 무력해지기도 한다. '어벤져스'에서 헐크가 로키를 패대기친 것처럼 토르도 똑같이 당한다.
헐크가 등장할 때부터 토르가 패대기쳐질 때 로키의 표정은 압권이다. 얄밉지만 미워할 수가 없다
◇ 개성 넘치는 캐릭터
‘헐크’라는 타이틀 제목이 없는 ‘마블’ 시리즈에서 헐크가 가장 많이 등장하는 영화가 '토르:라그나로크'이다.
무섭고 공포스럽기만 한 헐크를 기억하고 있다면, 이번 ‘토르:라그나로크’에서 생각이 확 바뀔 것이다. 헐크는 깜찍하고 귀엽게 등장한다.
◇ 귀를 사로잡는 사운드 트랙
다채로운 비주얼에 어우러지는 전자풍 사운드 트랙은 격투 씬에서 빛을 발한다. 특히 메인 테마로 영국의 전설적인 록 그룹 레드 제플린의 'immigrant Song'은 호쾌한 타격감과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 깜짝 출연 ‘닥터 스트레인지’…‘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토르:라그나로크'가 앞으로 개봉할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예고편 격이 될 거라는 추정 때문에 다른 캐릭터들과 만남이 이루어질 거로 예상됐다.
이미 사진 등을 통해 공개된 ‘닥터 스트레인지’와 토르의 만남은 초반에 이루어진다. 누가 신이고 인간인지 헷갈릴 정도로 닥터 스트레인지의 마법에 토르와 로키는 정신을 못차린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토르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조우할 거라는 추측이 돌았는데, 그런 일은 없다. 이들의 만남은 훗날을 기약해야 한다.
◇ 그리고 쿠키 영상
마블 시리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쿠키 영상. 2개의 쿠키가 있고, 1개의 쿠키는 다음 시리즈에 대한 ‘떡밥’(?)이 깔려 있다.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한다.
아, ‘스파이더맨 홈커밍’을 본 팬이라면, 마지막에 한번 더 웃을 수 있는 자막이 나온다. 그러니 힘들어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자.
◇ 기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갈 수록 띄는 경향이지만) '토르:라그나로크' 역시 전작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최소한 '토르' 시리즈 2편과 '어벤져스' 시리즈 2편은 보고 영화를 만나는 게 좋다.
스토리면에서는 개연성이 없는 허술한 지점이 있어 아쉽다. 토르의 아버지 '오딘'을 증오해 아스가르드를 등지고 토르도 돕지 않던 '발키리'가 갑자기 토르를 돕는 것은 특히나 의아하다.
죽음의 여신 '헬라'를 피해 아스가르드를 떠나는 백성과 그들을 이끄는 헤임달의 모습은 성경에 등장하는 출애굽기를 떠오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