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선긋기·박지원 반발…국민·바른 통합 논의 숨고르기

통합 드라이브 걸던 안철수 머쓱, 11월 초 재논의 할 듯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서 급물살을 타던 통합 논의가 다시 주춤해지는 양상이다. 키를 쥐고 있는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정체성과 관련해 선긋기를 재차 하는데다, 국민의당 일부 반발도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은 전당대회 일정이 시작됨에 따라 양당에서 숨고르기 시간을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유승민 의원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개혁보수의 뜻과 가치가 통합의 유일한 원칙이다. 개혁보수의 원칙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과 정당을 같이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당과의 통합논의에 대해서는 "국민의당이 안보문제에서 그동안 오락가락을 많이 했고 우리와 생각이 다른 정책이 분명히 있다"며 정체성에 선을 그었다.

유 의원은 "개혁보수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과는 정당을 같이 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박지원 전 대표 관련 질문에 "그분이 개혁보수 길이냐 아니냐는 제가 오래 전부터, 대선 이전부터 국가 안보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수차 말씀드렸다"며 사실상 함께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안팎에서 통합론을 띄우던 안 대표로서는 머쓱한 입장이 됐다. 유 의원이 정체성과 인물 면에서 미리부터 선긋기를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안철수-유승민의 주말 회동도 성사되지 않았다. 안 대표는 주말 일정을 비워두고 유 의원과의 회동 조율에 나섰지만, 유 의원은 당분간 안 대표를 만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안 대표는 다음날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의 '개혁보수' 발언에 대해 "(바른정당) 내부용 메시지로 알고 있다"며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바른정당이 대표 경선을 앞두고 여러 복잡한 상황에서 일단은 내부용 메시지로 해석한다"며 "국정감사가 지나고 나서 내부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그 전에는 어떤 방침을 정한 것은 아니다"며 자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유 의원으로부터 개혁보수가 아닌 인물로 지목당한 박지원 전 대표는 통합 실효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박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국민의당 전체 40석과 바른정당 20석 의원이 통합하는 것을 누가 반대하겠느냐. 그러나 바른정당은 과반수가 한국당으로 단체, 개별 입당하게 돼 있다"고 상기했다.

그는 "만일 합당을 한다고 하더라도 바른정당에서 5석 내지는 7석 정도가 오려는지 모르겠다"며 "'이것을 알고 의원들은 '이렇다고 하면 우리가 (통합을)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많아졌다"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안철수 대표의 최측근 송기석 의원이 제안한 '12월 통합 선언'에 대해서도 "현재 당내 분위기로는 불가능하다"며 "바른정당 20석 국회의원들이 우리 당으로 다 오는 게 아니고 5석 내외, 최대 7-8석까지 올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런 것을 위해 우리의 정체성과 지역 기반을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유 의원의 선긋기로 분위기가 한 풀 꺾인 상황에서 바른정당 전당대회가 본격화되고,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11월 초에 양당에서 재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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