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쉰 호랑이 발톱, 얼마나 빨리 예리해질까

'푹 쉬긴 했는데...' 두산과 첫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KIA는 정규리그 이후 3주 동안 실전을 치르지 못한 점이 변수로 꼽힌다. 얼마나 타선이 감각을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자료사진=KIA)
프로야구 출범 뒤 처음으로 한국시리즈(KS)에서 맞붙는 KIA와 두산. 해태와 OB 시절까지 포함해 1982년 이후 첫 대결이다.

두 팀은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1차전으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KS를 시작한다. 정규리그 1위 KIA와 2위 두산이 벌이는 올해 KBO 리그 최후의 승부다.

이번 시리즈의 관건은 방망이다. 화끈한 타격전이 펼쳐진 앞선 가을야구에서 보듯 달궈진 타선이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가능성이 높다. 두산은 NC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5점에 머물렀지만 이후 3경기 평균 15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하지만 KIA 타선은 정규리그 최강이었다. 팀 타율 3할2리로 역대 KBO 리그 최고 타율을 작성했다. 득점도 906개, 경기 평균 6.29점으로 1위였다. 팀 타율과 득점 2위는 두산으로 2할9푼4리와 평균 5.89점이었다.

득점권 타율도 KIA가 앞섰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3할을 넘겨 3할2푼4리였다. 두산은 2할9푼6리로 2위였다. 타선의 힘으로 보면 KIA가 정규리그에서는 근소하게 앞섰다.

NC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역대 포스트시즌 1경기 최다 홈런, 타점, 득점, 루타 신기록을 세운 두산 오재일.(자료사진=두산)
다만 이번 가을야구에서는 홈런이 승부를 가르고 있다. PO에서 두산은 4경기 12홈런을 쏘아올렸다. 경기당 3개 꼴이다. PO 2~4차전까지 두산은 최주환, 민병헌의 만루홈런과 오재일의 4차전 4홈런 등 장타로 상대 기를 꺾었다.


정규리그에서 두산은 178홈런으로 2위였다. 234홈런을 퍼올린 SK에는 못 미치지만 가장 넓은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다른 팀들에 앞섰다는 점은 그만큼 장타력이 있다는 뜻이다. KIA는 170홈런으로 3위였다.

여기에 KIA의 긴 휴식이 변수다. KIA는 지난 3일 정규리그 최종전 이후 3주를 쉬었다. 자체 홍백전을 치렀다고는 하지만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다. 힘과 혼이 실린 상대 투수의 공을 본 지 오래다.

정규리그 1위는 휴식의 이점이 있지만 감각 면에서는 살짝 불리하다. 통합 4연패로 삼성 왕조를 이끈 류중일 현 LG 감독도 "KS 초반에는 타자들의 타격감이 올라오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두산도 NC와 PO 1차전에서는 5점에 머물렀고, 이후 타격감이 살아났다.

결국 KS의 관건은 KIA 타자들이 얼마나 빨리 감각을 회복하느냐다. 두산은 최근 2년 연속 KS를 제패한 강팀. 탄탄한 전력에 가을야구 경험도 많아 KIA가 초반 기세를 뺏긴다면 만회가 쉽지 않다. 올해 KIA는 유일하게 두산에만 열세였다. 7승8패1무였다.

반대로 두산으로서는 KIA 타자들의 감각이 무뎌진 KS 초반에 승수를 쌓아야 승산이 생긴다. 자칫 KIA 타선이 살아날 빌미를 준다면 워낙 기세가 좋은 팀이라 막아내기 어렵다. 특히 1, 2차전이 원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과연 KIA 타선이 긴 휴식을 극복하고 타격감을 회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두산이 이를 막아낼까. KS 성패를 가를 중요한 승부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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