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마우스' 지은희, 무려 8년 만에 LPGA 우승

8년 만에 LPGA 투어 우승을 차지한 지은희.(자료사진=KLPGA)
'미키 마우스' 지은희(31)가 무려 8년 3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상에 올랐다.

지은희는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LPGA 투어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몰아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로 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에 6타 차, 세계 랭킹 1위 유소연에 7타 차 우승컵과 함께 상금 33만 달러(약 3억7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지난 2009년 메이저대회인 US오픈 이후 8년 3개월 만의 우승이다. 2008년 웨그먼스 LPGA에서 첫 정상에 오른 지은희의 통산 3승째다.


지은희는 2007년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대상 포인트와 상금 2위에 오르며 신지애(29), 안선주(30)와 함께 트로이카 체제를 형성했다. 이듬해 LPGA 투어에 진출, 2009년 US오픈까지 제패하며 순조롭게 안착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우승 가뭄이 너무 길었다. 2010년 스윙 교정 이후 정상 등극 소식이 끊겼다. 꾸준히 상금 랭킹 30~40위권에는 들었지만 좀처럼 상위권에 들지 못했다. 올해 톱10 진입도 지난 4월 텍사스 슛아웃 공동 5위가 유일했다.

지은희는 그러나 '약속의 땅' 대만에서 마침내 길었던 침묵을 깼다. 대회가 창설된 2011년부터 꾸준히 출전해온 지은희는 2013년부터 3년 연속 톱10에 들었다. 2015년 부폰 타이완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은희는 기어이 2년 뒤인 올해 준우승 꼬리표를 뗐다. 이번 대회는 1라운드부터 강풍이 불었지만 이 코스가 익숙한 지은희는 흔들리지 않고 타수를 줄여 우승에 이르렀다.

경기 후 지은희는 "8년이나 기다린 우승이라 그냥 행복한 것도 아니고 '슈퍼 해피(Super Happy)'한 날"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그동안 다시 우승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그 결실을 보게 돼 기쁘다"고 벅찬 소감도 밝혔다.

지은희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LPGA 투어 한 시즌 최다승 타이를 이뤘다. 2015년과 마찬가지로 15승을 합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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