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2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연이틀 타선의 폭발력을 앞세워 NC 다이노스를 14-3으로 제압했다. 시리즈 전적 2승 1패를 기록한 두산은 남은 두 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달성한다.
선발 마이클 보우덴은 3이닝 6피안타 4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두산은 마운드의 불안을 화끈한 타격으로 지워냈다. 특히 NC 투수들의 초구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대량 득점을 챙겼다.
두산은 2회초 1사 1, 2루 상황에서 NC 선발 에릭 해커의 송구 실책 때 2루 주자 박세혁이 홈을 밟아 선취점을 뽑았다. 이후부터 초구 공략이 두산의 주득점원이 됐다.
계속된 1, 2루에서 9번 타자 허경민이 해커의 초구를 때려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만루 기회. 타석에는 민병헌이 들어섰다. 민병헌은 해커의 시속 133km짜리 바깥쪽 체인지업을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 홈런으로 장식했다. 민병헌의 개인 첫 포스트시즌 만루 홈런이자 플레이오프 3경기 연속(1차전 제비어 스크럭스, 2차전 최주환) 터진 그랜드슬램이다. 초구 공략이 디딤돌을 만들고 마침표까지 찍은 것이다.
두산의 초구 공략은 계속됐다. 5번 타자 오재일은 3회초 가운데로 몰린 해커의 123km짜리 커브 초구를 잡아당겨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오재일은 4회초에도 2사 2루에서 바뀐 투수 구창모의 초구를 때려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어냈고 그사이 2루에 있던 박세혁이 득점했다.
NC의 희망이었던 해커는 3⅔이닝 5피안타(2피홈런) 7실점(6자책점)으로 무너졌다.
두산은 6회초 공격에서 7점을 챙기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그리고 이 가운데 3점이 초구 공략으로 얻어낸 점수였다.
8-0으로 앞선 무사 만루. 박세혁은 구창모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임정호의 초구를 때려 좌전 안타를 만들어 팀에 1점을 추가했다. 그랜드슬램의 주인공 민병헌은 11-3으로 앞선 1사 만루에서 초구 공략으로 중전 안타를 만들어내 점수를 13-3까지 벌려놨다.
민병헌은 이날 기록한 6타점 모두를 초구를 때려내 만들어냈다. 오재일(2타점)도 마찬가지였다.
초구를 노린 두산의 과감한 승부수. NC 마운드는 달궈진 두산 타선에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