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단장은 2013년 7월 명동거리에서 1인 클래식 버스킹을 시작해 오는 21일 거리공연 400회를 맞는다. 영하의 매서운 추위나 폭염에도 그는 ‘의지’ 하나만으로 버티며 클래식 버스킹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2009년 '대한민국 오페라대상' 특별상도 수상하고, 음악계의 공무원이라는 서울시오페라단 단원이기도 했던 이른 바 '잘 나가는 성악가'였다는 그가 거리에서 클래식 공연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 대중에게 클래식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다.
“제 사비도 투자하고, 심지어 다른 공연 수익까지 무료공연에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클래식 대중화 운동은 계속 하고 싶은데 비용은 감당이 안 되고. 그래서 생각한 게, 나 혼자 길거리로 나가서 노래하자는 것이었어요. 그러면 비용 걱정을 안 해도 되니까요.”
길거리 공연을 결심했지만, 사실 걱정이 앞섰다. 클래식이 일반 대중이 쉽게 접하는 장르가 아닌데, 길거리에서 하면 과연 좋아할까 하는 고민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예상외로 많은 사람이 거리에서 지나치다 접하는 클래식 공연을 기쁘게 즐겼다.
“영등포역에서 공연할 때였어요. 그 주변에 노숙자들이 많잖아요. 4시간짜리 공연이었는데, 한 노숙자께서 자리 한 번 뜨지 않고 보시더니, 공연 후에 ‘감동을 받았다’며 제게 찾아오셨어요. 그리고는 2000원을 주시면서 ‘종일 박스를 주워 번 돈인데, 무료 공연 하시는 데 보태시라’고 하신 거죠.”
“한 번은 한 여성께서 신청곡으로 ‘10월에 어느 멋진 날에’를 신청하셨어요. 그래서 불러드렸는데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사실 그 노래가 결혼할 때 들은 축가다. 요즘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아 힘들었는데, 지금 그 노래를 듣고 감동을 받았다. 지금 힘들지만 결혼 당시 마음을 갖고 남편과 잘 지내보겠다’고.”
이러한 일들로 인해 노 단장은 “제가 클래식으로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보다 오히려 제가 받을 때가 많다며, 그 덕분에 지금까지 지속할 수 있었다”고 했다.
400회 공연을 맞았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계속 거리로 나가 노래하겠다 한다. 그의 꿈은 길거리 공연 1000회를 채우는 것. 그는 한결같이 말한다. "목소리 여건만 허락한다면 몸이 부서지더라도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그의 고집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