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희는 19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52회 전국 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겸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파견대표 선발전' 1000m에서 1분18초59를 기록했다.
이상화(스포츠토토)의 1분17초60, 김현영(성남시청)의 1분17초91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3위까지는 4번 열리는 ISU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다. 월드컵 랭킹 20위 또는 시즌 기록 12위 안에 들면 내년 평창올림픽에 나설 자격을 얻는다.
박승희는 소치올림픽에서 1000m와 여자 3000m 계주 2관왕에 올랐다. 500m에서는 아쉽게 엘리스 크리스티(영국)의 무리한 레이스에 넘어지면서 동메달에 머물렀지만 당시 간판으로 활약했다.
이후 박승희는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또 한번의 도전을 택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박승희는 평창올림픽을 위해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첫 관문인 국가대표 선발전에 통과했다.
만약 박승희가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 포인트 20위 안에 들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두 종목 올림픽 출전을 이룬다.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따르면 아직까지 두 종목에서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는 없다.
지난 시즌 박승희는 1000m에서 월드컵 랭킹 31위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 2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월드컵 5, 6차 대회에 불참한 변수가 있었다. 만약 온전히 시즌을 치렀다면 20위 안에 들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박승희는 "아직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모른다"면서 "최선을 다해 도전하는 것뿐"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힘들었던 지난 시간도 돌아봤다. 박승희는 "전향을 한 이후 주위에서 쇼트트랙처럼 왜 메달을 따내지 못하느냐고 물어보는 게 제일 힘들었다"면서 "종목을 바꾸니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적응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소치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여왕으로 군림했던 박승희. 과연 내년 안방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빙상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