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 슈퍼매치(21일) 기자회견.
34라운드까지 성적은 수원이 15승11무8패 승점 56점 4위, 서울은 14승12무8패 승점 54점 5위다. ACL 출전권이 주어지는 3위에 도전하는 상황에 FA컵 결과에 따라 4위로도 ACL 티켓을 손에 넣을 가능성이 있다.
일단 출발은 다소 얌전했다.
서울 황선홍 감독은 "슈퍼매치 중요성은 이야기 안 해도 다 알고 있다"면서 "ACL 티켓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더 나아가 K리그를 대표하는 경기를 통해 침체된 한국 축구에 힘이 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수원 서정원 감독도 "슈퍼매치는 어느 상황에서도 몰입도가 있는 경기"라면서 "사흘 후 FA컵 준결승이라는 중요한 경기가 남아있지만, 신경 쓰지 않겠다.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전에 먼저 불을 지핀 것은 수원 김은선이었다. 김은선은 군 전역 후 이번이 첫 슈퍼매치다. 입대 전 마지막 슈퍼매치에서 5-1 대승을 거둔 경험이 있다.
김은선은 "내가 군대를 간 사이 한 번도 못 이겼다. 개인적으로 많이 불태우고 있다"면서 "마지막 슈퍼매치에서 5-1로 이겼다. 기회가 된다면 황선홍 감독님께 그 선물을 드리고 싶다. 최용수 감독님은 5골 먹어봤는데 황선홍 감독님은 5골 먹어본 적이 없으시다"고 강력한 한 방을 날렸다.
이어 "수원에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메시지가 있다"면서 "아무리 힘들어도 북쪽에 잇는 서울은 이긴다는 메시지다. 입대 후 슈퍼매치를 한 번도 못 이겼기에 서정원 감독님 재계약 선물로 승리를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대표로 나온 고요한은 "말처럼 5골 넣기가 어렵다"면서 "서정원 감독님 재계약을 축하드린다. 홈 에서 5골 이상 넣을 생각은 없다. 1-0으로 무실점해 서정원 감독님에게 선물로 드리고 싶다"고 응수했다.
서울 골키퍼 양한빈 역시 "5골을 넣을 수도, 먹을 수도 있다. 다만 홈 경기에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유)상훈이 형이 있을 때 무패였다. 나도 슈퍼매치 2전 전승이다. 한 경기를 더 이겨 올해 슈퍼매치는 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맞받아쳤다.
김은선의 바통을 수원 김민우가 이어받았다. 김민우는 수원의 키다. 왼쪽 측면 수비수 김민우는 공격적으로도 활용 가능한 카드다. 서정원 감독도 마지막까지 고민을 고듭하고 있다.
김민우는 "올해 가장 많이 뛴 왼쪽에서 뛰고 싶다"면서 "서울은 (신)광훈이 형이 오른쪽에서 뛴다. 요한이 형도 오른쪽에서 뛸 수 있지 않나. 피하시는 것 같은 데 형들과 다시 붙어서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설전의 종지부는 황선홍 감독이 찍었다. 서울은 최근 9번의 슈퍼매치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5승4무 우위. 게다가 황선홍 감독 부임 후 4경기에서 3승1무를 기록 중이다.
황선홍 감독은 "서정원 감독이 계속 이기겠다고, 또 김민우가 골 넣은 것과 김은선 복귀 이야기를 한다"면서 "그런데 3년 동안 우리를 한 번도 못 이긴 게 팩트고, 내가 서울 부임 후 한 번도 못 이긴 게 팩트다. 나는 자신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