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전문점 중 유일하게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스타벅스의 독주체제는 지속하고 있지만 최근 CJ 계열인 투썸플레이스의 점포 수가 처음으로 롯데 계열인 엔제리너스를 제치면서 중위권 판도가 요동치는 양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798개이던 투썸플레이스 점포 수는 9월 말 현재 894개로 늘어나면서 지난해 말 843개에서 9월 말 현재 810개로 줄어든 엔제리너스를 제쳤다.
점포 수 기준 1위 커피전문점은 최근 2천호점을 돌파한 이디야지만, 이 커피전문점은 점포 규모가 워낙 작고 메뉴도 저가품 위주여서 스타벅스나 투썸플레이스, 엔제리너스 등과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디야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천535억원으로, 같은 해 1조원을 넘어선 스타벅스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한국 시장 진출 17년 만에 1천호점을 돌파한 스타벅스의 8월 말 현재 점포 수는 1천80개다.
업계에서는 한때 900호점을 넘어서며 스타벅스의 아성을 넘보는 것처럼 보였던 엔제리너스가 올해 들어 주요 커피전문점 중 거의 유일하게 뒷걸음질 치며 점포 수에서 투썸플레이스에 밀린 것을 주목할 만한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기업인 롯데의 막대한 자본력과 영업력을 등에 업은 엔제리너스가 한때 무서운 기세로 선발 주자들을 위협했으나 최근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획기적 변화가 있지 않으면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가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과 확고한 충성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데 반해 엔제리너스의 경우 이렇다 할 차별화 전략이나 장점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지 못해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초창기 많은 고객으로부터 '커피 맛이 너무 없고, 비싸기만 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엔제리너스는 최근 품질 개선과 신메뉴 개발 등으로 '많이 나아졌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초기에 형성된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막상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면 스타벅스보다 엔제리너스 커피가 더 맛있다는 소비자들도 있지만 한번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며 "엔제리너스가 실지를 회복하려면 제2 창업 수준의 획기적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투썸플레이스의 경우 '디저트 카페'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내세우면서 다른 커피전문점과의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