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와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3점 홈런 2방을 포함, 3타수 2안타 1볼넷 7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팀의 17-7 재역전승을 이끌었다.
전날 1차전에서 일격을 당했던 두산은 시리즈 전적 1승1패 균형을 이뤘다. 두 팀은 하루를 쉰 뒤 20, 21일 NC의 홈인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3, 4차전을 치른다.
완벽한 설욕이었다. 전날 두산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등판하고도 5-13 대패를 안았다. 가을야구의 난공불락이었던 니퍼트는 6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6실점(5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특히 두산은 4번 타자 대결에서 밀렸다. NC 재비어 스크럭스는 1차전에서 2-4로 뒤진 5회 역전 결승 만루홈런을 날리는 등 3안타 5타점 2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김재환은 2루타 1개와 1득점을 기록했지만 병살타 1개 등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 4경기에서 2홈런 2타점으로 팀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끈 김재환이 아니었다.
하지만 절치부심, 2차전은 달랐다. 김재환은 이날 경기 전 타격 훈련 때부터 잇따라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기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다. 그러더니 엄청난 파워를 뿜어내며 잠실 홈구장 팀에서 국내 선수 최초로 2년 연속 30홈런(72개)-100타점(239개)을 기록한 존재감을 뽐냈다.
▲3회 분위기 되찾은 동점포, 6회 승부에 쐐기포
값진 홈런포였다. 두산은 선발 장원준이 2회만 홈런 2방을 내주는 등 3회초까지 1-4로 끌려갔다. 전날 패배에 이어 완전히 분위기를 뺏긴 상황.
이때 4번 타자가 힘을 냈다. 김재환은 3회말 2사 1, 3루에서 NC 선발 이재학을 통렬한 3점 홈런으로 두들겼다.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시속 137km 높은 직구를 통타, 오른쪽 관중석 꼭대기를 맞추는 엄청난 아치를 그렸다. 4-4 단숨에 동점을 만든 한 방이었다.
이날 스크럭스도 7회 1점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으로 제몫을 했다. 그러나 김재환의 가공할 파워에는 미치지 못했다. 김재환은 7회도 희생타로 타점을 추가하며 김민성(넥센)이 2014년 10월31일 LG와 PO 4차전에서 세운 역대 PS 1경기 최다 타점(7개)과 타이를 이뤘다.
결국 두산은 NC와 홈런 4개씩을 주고받으며 역대 PS 1경기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우는 타격전 끝에 웃었다. 김재환의 3점포 2방과 최주환의 만루포, 박건우의 솔로포 등 두산은 홈런으로만 11점을 얻으며 6점에 머문 NC와 화력 대결에서 이겼다.
이날 경기의 MVP는 역전 결승 만루포의 주인공 최주환이 선정됐다. 하지만 뒤졌던 흐름을 가져오고 승부에 쐐기를 박은 김재환 역시 MVP에 전혀 손색이 없었다. NC 스크럭스에 맞서 두산 4번 타자의 자존심을 세운 김재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