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한국시리즈 제패를 노리는 두산은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 니퍼트를 선발 투수로 올렸다. 가을야구에 강했기에 당연한 결과다. 김태형 감독 역시 "니퍼트는 우리 팀의 에이스다. 지금까지 계속 1선발로 나섰기 때문에 1차전 선발로 내정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믿었던 니퍼트가 무너졌다. 출발은 좋았지만 이후 경기가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다. 그 결과 두산은 기선제압이 중요한 단기전의 첫 경기에서 고개를 떨궜다.
두산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13으로 패했다.
선발 니퍼트는 5⅓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6실점(5자책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가을 사나이'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활약이었다.
니퍼트의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1회초 선두타자 김준완을 삼구삼진으로 처리했다. 나성범은 공 1개로 3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그리고 박민우를 상대로 다시 삼진을 뺏어내며 공 10개로 손쉽게 이닝을 마쳤다.
2회초 역시 기세를 이어갔다. 재비어 스크럭스를 헛스윙 삼진, 모창민은 1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권희동에 볼넷을 내줬지만 박석민은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더그아웃을 향했다.
가장 큰 시련은 5회초에 찾아왔다. 김태군을 3루 땅볼로 처리한 니퍼트는 이후 스트레이트 볼넷, 중전 안타, 그리고 1루수 실책까지 겹치며 1사 만루에 몰렸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스크럭스에 만루 홈런을 허용했다. 이 홈런으로 4-2로 앞서있던 두산은 4-6으로 NC에 리드를 내줬다.
구속이 떨어진 니퍼트의 공이 스크럭스에 좋은 먹잇감이 된 것이다. 니퍼트의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53km였다. NC 타자들이 공략하기 까다로웠다. 그러나 4회부터 구속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직구의 위력이 떨어지니 변화구 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스크럭스는 이를 제대로 간파했다. 스크럭스는 니퍼트의 초구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다. 비록 방망이에 맞지 않았지만 타이밍은 정확했다. 그리고 다시 슬라이더가 들어오자 이번에는 놓치지 않고 방망이에 정확히 맞혀 담장을 넘겼다.
니퍼트는 만루 홈런을 내준 뒤 모창민과 권희동을 각각 중견수 뜬공과 삼진으로 처리하며 길었던 5회를 마쳤다.
이미 흔들려버린 니퍼트는 결국 6회를 넘기지 못했다. 니퍼트는 1사 이후 손시헌과 김태군에 연속 안타를 내주고 함덕주와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갔다.
'가을 사나이' 명성에 흠집을 남긴 니퍼트. 믿었던 1선발의 붕괴로 두산은 가을야구를 힘들게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