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미디어데이를 맞아 개방된 서울공항 활주로에 배가 불뚝한 F-35A 2대와 더 크지만 더 날렵해 보이는 F-22랩터 2대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F-22는 지난해 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 한반도에 전개된 데 이어 20개월 만에 다시 한반도를 찾았다.
최대 속력이 마하 2.5 이상인 F-22는 스텔스 성능이 뛰어나 방공망을 뚫고 적 상공 깊숙이 침투해 정밀 타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방공망이 낙후한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략무기로 꼽힌다.
양쪽 날개 밑에 각각 2,268kg(5,000파운드) 씩의 폭탄을 적재하고, M61A2 20mm 포 1문, AIM-120 미사일 4기, AIM-9 사이더와인더 미사일 4기 등의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최대순항속도는 마하 1.8에 작전반경은 3,000km 이상이다.
F-22는 궁궐 수비대 교체하듯 시동을 건 뒤 10여분 이상 바퀴 체인을 푸는 등의 의전(?)을 거친 뒤 굉음을 내며 하늘로 치솟았다.
수직상승과 회전하며 상승하기, 공중에서 배를 뒤집어 360도 원그리기, 저속 비행 등의 다양한 기동을 선보였다.
공중으로 치솟은 F-22는 일순간 엔진 시동을 끈채 양력에만 의지해 추락하는 것처럼 좌우로 팔랑거리며 하강하는 이른바 '낙엽 기동'도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공군 관계자는 "우리 전투기로는 안되는 기술이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우리 공군이 총 40대를 인수할 F-35A는 2대가 날아왔지만 이날 공중 기동은 하지 않았다.
F-35A는 F-22랩터에 비해 길이가 짧고 배 밑이 뭉툭한 것이 눈에 띄었다. 기체 내부에 미사일 4발을 장착할 수 있으며 F-35B의 경우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
스텔스 기능이 뛰어나 북한의 구식 레이더로는 포착이 거의 불가능해 향후 우리 군의 ‘킬체인(정보·감시·타격 통합시스템)’의 핵심 전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공대지 모드에서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AN/APG-81 레이더를 이용해 적이 공격하기 전에 선제타격을 할 수 있고 전자광학 조준장치가 있어 야간작전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는다.
군 관계자는 "내년에 6대를 인수받아 현지에서 전력화를 거친 뒤 실제로는 2019년 초에 우리나라로 들어온다"며 "우리 공군의 독자적인 작전 능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은 이번 2017 ADEX에 F-22와 F-35A 외에도 조기경보기 AWACS, 공격기 A-10, 수직이착륙기 오스프리(MV-22·V-22), 헬기 Bell429, 무인헬기 등을 파견했다.
우리 군도 전투기 F-15K와 KF-16, 국산 고등훈련기 T-50, 기본훈련기 KT-1, 해상초계기 P-3, 해상작전헬기 링스,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KUH-1), 공격헬기 아파치(AH-64) 등을 전시한다.
우리 공군 '블랙 이글스'의 화려한 공중기동은 매일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ADEX에는 33개국 400개 방산업체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ADEX는 1996년 서울 국제에어쇼로 출발해 2009년 방산전시회로 통합됐으며 이후 국무총리를 명예대회장으로 하는 범국가적인 행사로 2년마다 한 번씩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