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교단들이 지난달 정기총회에서 동성애와 관련한 어떤 논의도 수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우리보다 먼저 동성애 문제를 고민하고 연구했던 캐나다연합교회의 경험을 담은 책을 출간했는데요,
목회적 돌봄과 선교 차원에서 동성애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경배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지난 2015년부터 한국사회와 교회가 직면한 주요 선교 과제에 대한 책을 펴내고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동성애 이슈를 다룬 새 책을 출간했습니다.
NCCK 북시리즈 10번째 책 ‘온전한 포용을 향해’는 캐나다연합교회가 성소수자를 선교와 삶의 영역으로 포용하게 된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캐나다연합교회는 1988년 총회에서 성소수자 교인들을 회원으로 인정하고 그들이 목회자가 되는 것까지 수용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채택했습니다.
성소수자를 포용하는 내용의 보고서가 채택되기 전 이를 우려하는 교인 3만2천 명, 전 총회장들을 비록한 목회자와 선교사 1천여 명이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반대 목소리가 컸습니다.
1988년 총회가 열리기 직전까지 불과 28%의 회원들만이 동성애자의 목회를 허용하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입장이 달랐지만 토론은 진지했습니다.
이미 오랫동안 함께 신앙생활을 해 온 성소수자들이 총회 현장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했고, 총회 대의원들은 새벽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토론을 이어간 결과 보고서가 채택됐습니다.
“독실한 게이와 레즈비언 교인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경청했다. 아마도 많은 위원들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동성애자 교인을 만난 것은 처음이었을 것이다. 서로 간 의견 분쟁은 거의 없었고,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 진중한 자세로 임했고 기도했다. 그 결과 대부분 위원들은 동성애자에 대한 입장을 바꾸게 됐다-온전한 포용을 향해 P66.”
‘온전한 포용을 향해’는 캐나다연합교회가 겪었던 과정을 소개할 뿐, 자신들의 의견을 따르거나 옹호해달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캐나다연합교회 내부에서도 성소수자를 포용하는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 회원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세계교회협의회 내에서도 비판적 의견이 제기되지만 다양한 의견을 존중한다는 입장입니다.
"우리의 이야기를 보면서 각자의 상황, 신앙환경, 문화와 비슷한 면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우리가 걸어온 여정에 동질감을 느끼지 못하고 우리가 매우 잘못된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 또한 우리는 받아들일 것이다. - 온전한 포용을 향해 P19."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온전한 포용을 향해’를 출판한 것은 한국 교회가 목회적 돌봄과 선교적 차원에서 동성애 문제를 고민하도록 돕기 위해섭니다.
[인터뷰]
김영주 목사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한국교회가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우리의 이웃들을 대하는 데 하나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해서 이 책을 발행을 했고요. 우리 기독교인들은 편견을 갖지 말고 이 책을 한번 일독을 하시길 권고해드립니다.”
교회협의회는 캐나다연합교회의 경험을 통해 ‘동성애 문제를 연구하자’는 말조차 꺼내기 부담스러운 현실이 개선돼 한국 교회 안에 건강한 대화의 장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CBS뉴스 최경배입니다.
(문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02-742-8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