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에 따르면, 이명박정부는 출범 직후인 2008년에 2007년말 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고도 통계청장 승인하에 이를 공표하지 않았다.
또 2009년에도 2008년말 기준 통계를 작성했지만 통계청장 승인도 받지 않은 채 공표하지 않는가 하면, 아예 공표 주기를 1년에서 5년으로 연장했다.
이에 따라 결국 토지소유현황 통계는 이명박정부에서 단 한 차례도 공표되지 않았고,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2013년에야 2012년말 기준으로 통계가 공표됐다.
토지소유현황 통계는 토지대장에 등록된 토지와 주민등록 전산자료를 연계해 개인 및 세대별 토지소유현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 통계다.
2005년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한 '부동산 통계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돼, 2006년 6월 국가승인통계로 통계청 승인을 받았다.
당시 통계작성 기관은 국토해양부로, 4대강 사업의 주역 가운데 한 명인 정종환 장관 재임 시기다. 국토부는 통계작성주기를 5년으로 연장하는 변경승인만을 통계청에 요청했을 뿐, 2008년말 기준 통계작성 결과에 대한 미공표 승인은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정부가 토지소유 현황 통계를 숨긴 것은 2008년 9월 이뤄진 '종부세 무력화'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정우 의원은 "당시 숨긴 통계를 보면 상위 1%가 전체 토지의 56.1%, 상위 10%가 98.1%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골자"라며 "종부세를 대폭 완화한 이명박정부가 이런 통계를 발표하는 게 좋았을 리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계법을 어긴 당시 국토부와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통계청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국토부는 "전체 민유지 중 개인정보가 연계되지 않은 토지가 각각 13.0%, 10.5%에 달해 정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박근혜정부가 2013년 발표한 2012년말 기준 통계에도 이 비율은 여전히 9.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정부는 또 "토지소유세대의 분위별 점유율이 거의 동일해 연간 큰 변화가 없다"며 통계작성주기를 5년으로 연장했지만, 이후 학계와 연구기관의 요청이 쇄도하면서 올해초 다시 3년으로 단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