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검, 변론기일제 시범운영…밀실변론·전관예우 사라질까

제주지검-제주변호사회, 변론기일제 12월 중순까지 시범 운영

제주지방검찰청. (사진=자료사진)
제주지방검찰청이 변호사에게 변론기회를 보장하는 이른바 변론기일제를 시범 운영한다. 이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면 변호사는 사건 담당 검사뿐만 아니라 검사장과 차장검사 등 지휘라인에 대한 변론 기회도 보장받는다.

제주지방검찰청과 제주지방변호사회는 변호인의 변론권 보장과 검사실 업무 효율성 강화를 위해 특정요일을 변론기일로 지정하는 변론기일제를 오는 12월 중순까지 시범운영한다고 16일 밝혔다.

이 기간 변호사는 검사에 대한 단독 변론뿐만 아니라 의뢰인 동석 변론도 신청할 수
있고, 검사장과 차장검사 등 지휘라인에 대한 변론도 가능하다.

그동안 비전관 출신 변호사들은 검사장과 차장검사 등 지휘라인에 대한 변론이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검찰 단계에서의 변론 또한 법정에서의 공개 변론과 달리 검사-변호인 간 비공개 면담으로 진행돼 밀실 변론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제주도내 A변호사는 "검찰 쪽에서 거부하거나 제한하지는 않았지만, 변호사 입장에서 지휘라인뿐만 아니라 사건 담당 검사와의 면담도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며 "제도적으로 보완이 되면 지금보다 변론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제주지검의 압수영장 회수 논란 당시에도 전관 논란이 불거졌었다.

압수영장 관련 피의자 측 변호인이 검찰 출신인 데다 당시 이석환 제주 지검장의 사법 연수원 동기였고, 실제로 사건이 발생하기 전 제주지검을 방문해 이 지검장과 차장검사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당시 한 비전관 출신 변호사는 "사건 관련 만남이면 담당 검사를 만나야지 왜 지휘라인을 만나느냐"며 "서로 아는 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 바 있다.

제주지방검찰청 변론실. (사진=제주지방검찰청 제공)
제주지검은 이에 따라 변론만을 위한 소법정 형태의 변론실을 제주지검에 설치했다.

변론기일제는 화요일 형사1부(경제·강력범죄전담부)를 비롯해 수요일 검사장 및 차장검사, 목요일 형사2부(국제·환경범죄전담부), 금요일 형사3부(수사지휘·공판부) 등으로 진행된다.

변호인 단독변론은 하루 전까지 신청 가능하며 쟁점정리가 필요한 경우는 일주일 전까지 신청할 수 있다.

의뢰인 동석변론 또한 쟁점정리 등을 위해 일주일 전까지 검사나 변호사의 요청으로 신청하면 된다.

체포·구속 등 적시에 변론이 필요한 경우에는 변론기일 이외의 일시에 신청하면 된다.

변론 신청 건수가 증가할 경우 검사장과 차장검사는 합의부 관할 사건에 한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번 변론기일제는 제주지검을 비롯해 서울 서부·전주지검, 제천지청에서 시범실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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