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영화제를 찾은 문 대통령은 이날 영화전공 학생들과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열고 "세계 5대 영화제로 성장한 부산영화제가 지원을 빌미로 정부와 부산시가 간섭하면서 많이 위축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부산영화제에 대해 "빠른 시간 내 세계 5대 영화제, 아시아 대표 영화제가 되는 기적 같은 성공을 이뤘다"며 "부산 시민들과 국민들이 자랑하는 영화제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부도 부산시도 적극적으로 영화제를 지원하더라도 철저히 간섭하지 않고 영화제 자체를 영화인들에게 맡겨 독립적, 자율적으로 운영토록 해서 영화인들이 갖고 있는 저력을 100% 발휘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그 이후 몇 년 간 부산영화제가 '좌파영화제'라며 영화제 지원을 빌미로 정부와 부산시가 간섭을 하고,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계기로 영화제 자체가 '블랙리스트'에 올라 국고 지원금이 반 토막 나는 상황이 되면서 영화제가 위축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영화제) 초기처럼 정부도 시도 힘껏 지원하되 운영은 영화인에게 맡기는 원칙을 살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부산영화제가 부산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하며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도 부산영화제의 재건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영화제는 부산시민들의 자부심이다. 이를 통해 부산이 영화의 도시가 됐고 여러 대학에 영화학과가 생기고 영화 관련 기관이 부산에 모였다"며 "심지어 '부산에서 (영화를) 찍으면 대박이 난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부산이 영화의 도시가 되고 부산 지역 경제에 (영화 산업이)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부산영화제를 되살려야겠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도 논의를 했는데 정부가 부산영화제가 다시 활발해 질 수 있는 방안을 빠른 시일 내 찾겠다는 각오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저는 부산사람이어서 부산영화제가 처음 시작될때부터 쭉 공식적으로 또는 개인적으로 함께해 왔다"며 "대통령으로 첫 (부산영화제) 참석이라 (더) 뜻깊게 생각한다"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고 이날 간담회에서 사회를 맡은 오석근 감독은 "22년 전 문화의 불모지로 불리던 부산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국제영화제가 만들어졌고 영화인들과 부산시민들의 성원에 힘어 기적과 같은 성공을 거뒀다"며 "그랬던 영화제가 탈이 좀 났다. 지난 정부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하는 일이 벌어졌고, 부산영화제도 직접적 피해를 입어 지금 몸살을 앓고 있는 입장"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께서 시민을 비롯해 관객과 영화인들을 격려하고 영화제를 응원하기 위해 직접 영화제에 오셨다"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