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는 사망했다" 공항에 울려퍼진 목소리

신태용 감독-김호곤 기술위원장, 시위 의식해 몰래 공항 빠져나가

축사국(축구를사랑하는국민)회원들이 15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신태용 축구 대표팀 감독 및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을을 기다리며 대한축구협회 집행부 전원사퇴와 히딩크 감독 영입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한국 축구는 사망했다."

축구 팬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의 졸전이 계속되자 더는 지켜볼 수 없다며 대한축구협회 김호곤 기술위원장과 신태용 감독의 퇴진을 요구했다.


신태용 감독의 입국이 예정된 15일 인천국제공항에는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축사국) 회원들이 준비한 '한국 축구는 사망했다' '문체부는 축협 비리 조사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올려졌다.

이유는 분명했다. '아시아의 맹주'로 불리던 한국 축구의 위상이 최근 계속된 졸전으로 추락을 거듭하자 극약처방일 필요하다며 팬들이 나선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먹구름이 드리우자 최종예선 두 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하고 신태용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

특급 소방수로 신 감독을 낙점한 축구협회. 그러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안방에서 치른 이란과 경기에서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0-0으로 간신히 비겼다.

이기면 자력으로 본선행 티켓을 따낼 수 있었던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전에서도 공수 전반적인 부분에 불안함을 노출하며 득점 없이 비겼다. 이란과 시리아의 경기 결과를 지켜본 뒤에야 웃을 수 있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달성하긴 했지만 경기력은 낙제점이었다. 국민들은 최종예선에서 드러난 대표팀의 현주소를 보고 감독 교체를 외쳤지만 축구협회는 목표 달성을 일궈낸 신 감독을 교체할 명분이 없다며 굳은 신임을 보냈다.

신태용 축구 대표팀 감독(좌측)과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이 유럽 원정 평가전과 코치진 후보 면접 등을 마치고 15일 오전 영종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히딩크 신드롬'과 맞물려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던 신 감독은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반전을 꾀했지만 이마저도 실패로 끝이 났다. '변형 스리백'을 꺼내든 러시아와 경기에서는 수비진 붕괴로 2-4 패배를 맛봤다. 사실상 2군 멤버를 내세운 모로코에는 1-3으로 고개를 떨궜다.

신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은 4경기를 치렀지만 2무 2패로 아직 승리를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신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이날 B입국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축사모의 시위를 의식해 오후 2시 축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하고 F입국장을 통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축사국은 성명서를 통해 ▲총체적 폐단을 일으킨 축구협회장과 집행부 총사퇴 및 거스 히딩크 감독 영입. ▲유럽 원정 2연전 대참사를 불러온 신태용 감독 및 김호곤 기술위원장의 사퇴. ▲ 문화체육관광부의 축구협회 감사 등을 주장했다.

축사국 회원들은 공항에서 현수막을 들고 "한국 축구를 사망케 한 신태용 감독과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축구의 몰락과 함께 궁지에 몰린 신 감독과 축구협회. 과연 어떤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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