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단숨에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4차전 승리로 벼랑 끝 위기에서 탈출했고 경기 내용도 롯데의 바람대로 술술 풀렸다. 무엇보다 플레이오프 티켓이 걸린 최종전을 안방인 부산 사직구장에서 치르는 우위를 점하게 됐다.
롯데는 13일 오후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손아섭의 연타석 아치와 이대호, 전준우 등 간판 타자들의 홈런 그리고 선발 린드블럼의 눈부신 호투에 힘입어 7-1로 승리했다.
사직 1,2차전에서 타선이 침묵한 가운데 1승1패를 기록한 롯데는 3차전 6-13 패배로 탈락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조원우 롯데 감독은 "타선이 조금 살아나는 것 같아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위안을 삼았다. 이대호는 4안타를, 손아섭은 홈런을 때렸던 경기다.
조원우 감독의 바람대로 롯데 방망이는 실제로 살아나고 있었다. 4차전에서 손아섭이 4회 솔로포, 5회 3점홈런을 터트리며 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경기 중후반에는 이대호가 시리즈 첫 홈런을 솔로포로 장식했다.
무엇보다 롯데에게 반가운 장면은 7회초에 터진 전준우의 솔로홈런이었을 것이다. 전준우는 3차전까지 리드오프 중책을 맡았지만 타율 0.214, OPS(출루율+장타율) 0.481에 그치며 제 몫을 하지 못했다. 3차전에서는 뼈아픈 주루사를 범하기도 했다.
하지만 4차전에서 내야안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1홈런) 2득점 1타점을 올리며 마침내 전준우다운 활약을 선보였다. 롯데가 희망을 품기에 부족함이 없는 성적이다.
린드블럼의 8이닝 1실점 역투도 롯데에게 큰 힘이 됐다.
4차전 일정은 비 때문에 하루 뒤로 밀렸다. 원래 선발 등판이 예정됐던 선수는 박세웅이었다. 조원우 감독은 4차전에서 린드블럼이 일찍 무너질 경우 박세웅이 다음 투수로 등판할 가능성이 있다며 "생각한대로 잘 넘어간다면 박세웅은 5차전 선발"이라고 말했다.
린드블럼이 잘 던지고 박세웅을 아껴 5차전에 활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뜻대로 풀렸다.
롯데는 3차전에서 6-13으로 크게 졌다. 결과적으로 마무리 손승락을 비롯해 필승계투조의 투입은 없었다. 4차전에서는 린드블럼이 8회까지 마운드에서 버텨 불펜의 힘을 더 비축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최종전 마운드 운영의 시나리오를 폭넓게 해줄 것이다.
NC는 비록 준플레이오프 시리즈를 결정지을 절호의 기회를 놓쳤지만 아직 비장의 카드가 남아있다. 바로 에이스 해커다. 해커는 지난 8일 1차전에서 7이닝 1실점 호투로 에이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6일을 쉬고 5차전 마운드에 오른다. 4차전 승리로 단숨에 분위기를 바꾼 롯데에게는 마지막 난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