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종도서' 선정 과정에서 진보성향의 특정 작가들을 배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던 '출판계 블랙리스트'가 추가로 확인됐다.
13일 세종 정부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국정감사에서 교문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용인시 을)은 "2016년 '찾아가는 중국도서전' 선정 과정에서도 지원 배제 도서가 있었다"며,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장관에게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찾아가는 중국도서전'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출판진흥원)이 국내 출판물 중국시장 진출 지원과 대외 출판교류활성화를 목적으로 2016년 총 3회에 걸쳐 중국시장에 진출할 출판사와 책을 공개 모집해 지원한 사업이다.
이에 따라 제3회 찾아가는 중국도서전 심사위원회는 응모한 총 200개의 출판사와 책 가운데 심사를 거쳐 총 60종의 위탁도서를 선정했다.
출판진흥원 실무자는 선정 결과를 문체부 당시 출판문화인쇄 주무관에게 메일을 보내 사실을 알렸다. 그런데 며칠 뒤 주무관으로부터 "4번, 31번, 37번, 56번, 57번 제외바랍니다"라는 회신이 왔다.
주문관이 제외를 요청한 도서의 저자는 진중권(<미학 오디세이> 1~3), 박시백(<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고도원(<당신의 사막에도 볕이 뜨기를>) 등 진보적 성향의 작가와 정홍규 신부(<마을로간 신부>)였다.
또 조지욱이 쓰고 김동성이 그린 <느영나영 제주>가 포함됐다. 해당 책에는 제주 4.3 사태와 강정해군기지 등의 내용이 들어가 있다.
김 의원은 “출판진흥원에서는 도서전 심사위원회 회의록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제외한 형태로 조작한 부분도 확인됐다”면서 “블랙리스트가 만연했던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에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문체부 공문에 담당 과장의 이름도 보이는데, 실제로 특정 책들을 임의로 배제하고 회의록을 조작했다면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를 통해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또 그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만화책으로, 우수작품 상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떤 이유로 배제한 것인지 규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