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는 삼성전자가 올 3분기에 영업이익 14조 5천억원의 신기록을 쓰면서 네분기 연속 영업이익 경신행진을 이어간 것이고 두번째는 이런 신기록 행진의 수장인 권오현 부회장의 용퇴발표다.
삼성전자는 2017년 3분기에 매출 62조원에 영업이익 14조 5천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이날 오전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에 비해 무려 178.9%나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고였던 전분기의 14조 700억원에 비해서도 4천억원 이상 증가했다.
이에따라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익 5조 2천억에서 4분기 9조 2,200억으로 첫 신기록을 쓴 뒤 올 1분기 9조 9천억, 2분기 14조 1천억에 이어 3분기 14조 5천억원까지 네분기 연속 영업익 신기록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매출도 지난해 3분기의 47조 8,200억원에 비해 29.7% 증가했고 전분기인 2분기에 비해서도 1.7% 증가했다.
이에따라 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인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3분기의 11%에 비해 올 3분기에는 23.4%로 두배 이상 껑충 뛰어 올랐다.
삼성전자가 3분기에도 이렇게 순항을 계속한 것은 D램과 낸드플리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권오현 부회장이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부품부문 사업책임자에서 자진 사퇴하고 동시에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와 이사회 의장직도 임기가 끝나는 2018년 3월까지 수행하고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겸직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도 사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직에서는 후임이 정해지는대로 물러나고 삼성전자 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은 내년 3월 주총때까지만 수행한다는 것이다.
권 부회장은 "저의 사퇴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해 왔던 것이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용퇴의사를 밝혔다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권 부회장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지금 회사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다행히 최고의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권 부회장은 "저의 사퇴가 이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한 차원 더 높은 도전과 혁신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의 용퇴발표는 전격적이었지만 권 부회장은 지인들에게는 여러번 '용퇴의사'를 밝혀온 것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사업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궤도에 오르는 등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는 판단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분야의 최고 책임자인 그가 반도체의 실적이 최고조인 지금 '박수칠때 떠난다'는 격언을 실천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건희 회장의 와병과 지난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검찰수사와 올해 구속 등으로 그룹인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어떤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